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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기후변화·AI, 인류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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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기후변화·AI, 인류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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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을 통해 상기된 사실은 그동안 많은 글로벌 위기에 직면한 세계의 협력 의지가 붕괴돼 왔다는 점이다. 미·중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옐런 장관의 발언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등 지정학적 위기, 인공지능(AI) 통제, 기후 변화 등은 지구촌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다. 하지만 외국인 혐오 중심의 보호주의나 진부한 일방주의, 그리고 올해 수많은 선거를 지배하는 민족주의적인 수사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 미래의 안전은 세계 정치인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국가 간 협력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유엔(UN) 등과 같은 다국적 기관부터 규모가 작은 수많은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신경 쓰지 않고 통제와 관리가 쉬운 ‘에코 체임버(echo chamber·반향실 효과)’를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이를 통해 대중이 편향된 사고를 공유하게 되는 동안 협력이 필요한 많은 국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중단되는 등 위험에 빠지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북극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북극의 지속가능한 개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설립된 북극이사회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이 높아지며 사실상 중단돼왔다. 하지만 러시아 영토의 65%가 영구 동토층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가 그럼에도 북극의 광물 자원 등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파행이 거듭될수록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년간 북극 연구에 대한 협력은 심각한 위험에 처했으며, 기후 변화를 추적하는 데 중점을 둔 많은 작업도 중단됐다. 1994년 이후 녹은 28조t의 해빙 중 4분의 1 이상이 북극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고 해류를 변화시키며 지구 시간 측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각한 기후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 영향을 완화하려는 노력은 우리가 협력을 거부하는 동안 절망적으로 손상된 채 남아 있다.

영구 동토층의 해빙과 북극 산불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협력도 약화했다. 북극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최소 3배, 어쩌면 4배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협력의 붕괴는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야기했다.


이는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하는 사람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뉴욕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 우주 연구소의 개빈 슈미트는 지난달 네이처 저널에서 "2023년보다 기후 과학자들의 예측 능력을 혼란스럽게 한 해는 없었다"고 논평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짐 스케아 위원장은 지난달 최근의 기록적인 기온이 세계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다행인 건 최근 다자 간 협의 기구에서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점이다. 현 북극이사회 의장국인 노르웨이가 2년 만에 처음으로 회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데 성공하면서다. 비록 해당 회의가 당분간 가상으로 유지되더라도 말이다.


기후 변화라는 공동의 도전 외에도 다른 작은 협력의 성공도 축하할 만한 일이다. 지난달 자메이카에 본부를 둔 국제해저기구(ISA)는 수백만 개의 해저에 산재한 ‘다금속 결절’ 채굴 규제에 관한 논의하는 데 성공했다. ISA는 잠재적인 심해 광물에 눈독을 들이는 광산업체와 전 세계 국제 수역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의 환경 단체 사이를 중재할 것이다.


이렇듯 분명히 옐런 재무장관과 중국 지도자들이 사익을 위한 이견들을 제쳐두고 협력을 강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옐런 재무장관이 진정으로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면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AI를 적절히 규제하는 데도 협력을 구할 것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방중 동안 저소득 국가의 부채 완화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제 정말로 과중한 채무 상환 의무에 시달리는 많은 개발도상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다. 강연만 하기보다 행하려는 의지가 더해진다면 세계 협력 회복의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데이비드 도웰 홍콩-APEC 무역정책 연구그룹 전무이사


이 글은 SCMP의 칼럼 ‘Small multilateral successes remind us why great powers must cooperate’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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