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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경제를 움직이는 손

최종수정 2022.08.05 13:45 기사입력 2022.08.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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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1980년, 미국의 기준금리는 21%까지 올랐다. 흔히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하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을 설명하면서 드는 사례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오일쇼크였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왔던 미국을 정면 겨냥했다. 배럴당 2.9달러였던 국제유가는 한 달 만에 12달러로 뛰었다. 1979년에는 배럴당 3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은 오일쇼크가 촉발했지만, 오일쇼크는 미국의 중동 정책, 달리 말하자면 미국의 정치적 선택이 낳은 결과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힌 인플레를 잡는 계획은 매우 단순하다. 첫째, 중앙은행에 맡기고. 둘째, 생활물가를 낮추며, 셋째, 재정적자를 줄인다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상당 부분 미국의 정치적 구상과 결정이 만든 결과다.

우선 국제유가가 그렇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이후 화석 연료를 억제하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취임 첫날 미국과 캐나다의 원유 수송관 건설 허가를 취소했고 연방정부 토지와 해양에서의 시추 활동도 금지했다. 메탄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한 뒤 ‘화석 연료 폐기’를 천명하기도 했다. 자연히 석유 기업들은 셰일 원유 생산을 위한 재투자를 줄였고, 월가는 관련 투자를 일제히 중단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에 대한 석유 수출 제재도 풀지 않았다. 지금 같은 상황을 예상한 적은 없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현재의 석유 공급 부족을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떨까. 전쟁이 빨리 끝난다면 그건 승패가 분명해지거나 외교적으로 종전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일 것이다. 지금 전황으로는 어느 한쪽이 분명한 승기를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서둘러 종전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푸틴은 겨울이 오면 유럽이 에너지 부족으로 결국 손을 들 것을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이다.


전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중재에 나서면 끝날 수도 있다. 유가나 천연가스는 물론 곡물 가격도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도 없어진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을 것 같지는 않다. 이건 미국이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어서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으로서는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은 에너지 부국 러시아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을 동시에 적으로 돌려놓은 상태다. 지난 30년 동안 물가 오름세를 막은 건 세계화였고 저임금의 많은 노동력을 가진 중국의 생산력이 그 기반에 있었다. 그렇게 많은 돈이 풀렸는데도 물가가 오르지 않았던 배경은 중국이 저렴한 상품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어 간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면서 미중 경제 밀착으로 가능했던 저물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금 세계는 인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계 경제를 구조적인 고물가 시대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고 세계 무대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낳은 결과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고 러시아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새롭고 안정적인 경제 질서를 구축하려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와 경제는 생각보다 밀접하게 얽혀있다.


김상철 경제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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