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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블로그]마라톤과 다케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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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는 22일, 일본 도쿄 중심가 도로를 3만6000명의 건각들이 점령했다.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 도쿄마라톤 참가자들이다.

일본 수도를 달리는 이 대회는 일본 내에서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다. 이 대회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한국 남자 마라톤 신기록 2시간7분20초가 2000년 이봉주 선수에 의해 이 대회에서 작성됐다.
올해 도쿄마라톤은 마침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고토 겐지(後藤健二)씨 살해 위협 영상 공개 1달과 겹치며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안전에 민감한 일본인들 사이에서 테러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탓이다. 경비 인력만 1만명이 동원된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대회는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났다.

도쿄마라톤이 일본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이 시마네(島根)현에서는 또 다른 행사가 열렸다.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된 '다케시마의 날'(竹島ㆍ독도 일본명) 행사다.

일본 정부는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해양정책ㆍ영토문제 담당, 차관급)을 이 행사에 파견했다.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의 날에 3년 연속 정무관을 파견했다. 역시나 그의 입에서는 "독도는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라는 발언이 나왔다.
뻔한 결과가 예상됐던 만큼 다케시마의 날 행사 역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일본 우익 단체와 한국의 시민단체들의 신경전이 예상된 탓이다.

주최 측도 불상사에 대비해 엄격한 경비가 펼쳐졌다. 물론 도쿄마라톤이 그랬듯이 이 행사 역시 별다른 문제 없이 끝났다.

하지만 다케시마의 날 행사의 파장은 이제부터다. 올해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이다. 한ㆍ중ㆍ일 관계가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는 시점이다. 일본도 이를 잘 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 총리는 오는 8월에 이를 기념할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아베 총리의 담화에 담길 내용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주변국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도 23일 아시아판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한국을 자극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1면에 보도하면서 독도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제한적인 데도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침 다케시마의 날 행사 하루 뒤인 23일(현지시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달 의장국인 중국의 제안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70년과 유엔 창설 70주년을 주제로 공개 토론을 연다. 승전국 중국이 패전국 일본을 공격하고 일본은 대응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아베 총리가 건재한 이상 이 같은 모습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답답하다.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이 나라는 여전히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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