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 맞는 백신'으로 여겨져 온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을 남성까지 함께 맞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접종함으로써 집단면역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남성 역시 HPV로 인한 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남성에 대해서도 접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가다실9 국내 출시 9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PV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4052716230585881_1716794586.jpg)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가다실9 국내 출시 9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PV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가다실9 국내 출시 9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PV 백신 접종은 HPV 감염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남성의 암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HPV 백신 접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다실 등의 HPV 백신은 현존하는 유일한 '암 예방' 백신이다.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등은 HP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국제인유두종협회(IPVS)에 따르면 전 세계 발생 암 중 5%는 HPV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러스로 인한 암인 만큼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백신을 사전에 접종하면 암까지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HPV로 인한 암은 여성들만 걸리는 자궁경부암, 질암 등이 대표적이다 보니 백신 접종 역시 세간의 인식과 국가 지원 모두 여성을 대상으로만 집중돼 왔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순히 성 매개 접촉으로 인해 감염되기 때문에 남녀 동시 접종이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넘어 최근 남성 역시 HPV로 인한 두경부암 발병이 급증하는 만큼 남녀를 가리지 않는 HPV 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세영 교수는 "세계적으로 남성의 HPV 관련 암 및 질병은 증가추세이지만 HPV로 인한 남성의 질병 부담과 삶의 질 저하는 과소평가돼 왔다"고 짚었다. 그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대표적인 남성 HPV 암인 구인두암이 정기 검진이나 진단이 어렵고, HPV로 인해 남성도 암에 걸린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 등의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남성 대상 HPV 백신 접종을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개국이 남성에게도 HPV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이 중 28개국은 9가 백신을 맞히고 있다. 이 교수는 “OECD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 86개국이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한다”며 “적극적인 HPV 예방이 우리 미래 세대의 건강과 국가 보건 증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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