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장사 720곳 순이익 293조원 육박
"엔저 심화하면 소비 침체 등 역효과" 우려도
일본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3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기록적인 엔저와 제품 가격 인상이 기업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SMBC닛코증권은 일본 종합주가지수 토픽스(TOPIX)에 편입된 3월 결산 상장사(금융업 제외) 1292곳 중 2023사업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을 발표한 720개 사의 순이익을 집계했다. 토픽스는 닛케이225지수(닛케이지수)와 함께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다.
집계 결과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총 33조5000억엔(약 293조원)으로 전년도보다 14.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조7000억엔으로 21% 증가했고, 매출도 421조5000억엔으로 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시가총액 1위 도요타자동차의 이익 창출이 두드러졌다. 도요타자동차의 2023 사업연도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96.4% 늘어난 5조3529억엔(약 47조883억원)을 기록하며 일본 기업 최초로 5조엔대 진입에 성공했다. 순이익(4조9449억엔)과 매출(45조953억엔)도 전기보다 각각 101%, 21% 증가하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아사히신문은 이러한 일본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두고 "역사적인 엔화 약세로 해외 사업 이익이 부풀어 오른 영향이 컸다"고 짚었다. 엔저는 기업이 수입하는 원재료와 에너지 등의 비용 증가로 이어지지만, 수출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내수가 회복된 점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았다.
SMBC닛코증권 관계자는 "엔화 약세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엔저가 지나치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침체 등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을 넘긴 엔·달러 환율은 현재 156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폭락을 방어하기 위해 두 차례 시장에 개입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8일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현재는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물가가 오르거나 오를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면 금리를 좀 더 빠르게 조정하는 게 적절해진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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