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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롯데·한화 석유화학 부문 재무 부담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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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급률 증가로 국내 경쟁력 하락 불가피
롯데·LG, NCC와 PDH 관련 비중 높아
시클리컬 비중 높은 SK도 재무 부담
한화, 석유화학·태양광 실적 반등 지연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국내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각사는 신사업 투자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유의미한 실적 창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9일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2024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석유화학 산업 장기 불황과 국내 실물경기 하강 등에 따른 SK, LG, 롯데, 한화 등 주요 그룹의 신용 리스크에 대해 진단했다.

9일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진행된 '2024 크레딧 세미나' 중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성민 기자]

9일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진행된 '2024 크레딧 세미나' 중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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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은 수출에 의존하던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확대로 중장기적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만큼, 원가 경쟁력이 약한 나프타분해설비(NCC) 설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서연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증설이 집중된 NCC와 프로판탈수소화(PDH) 설비, 즉 올레핀 기초유분과 PP의 공급과잉 상황이 크게 심화된 만큼 해당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회사의 사업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 전체에서 해당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수준이지만, 롯데와 LG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의 비중은 각각 36%, 32%로 평균 대비 높았다. 석유화학 사업을 전개하는 국내 기업들은 기존 사업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는 와중에 미래 신사업 투자로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지만, 사업 재편 이후 장기적으로 이익 창출력은 회복될 것이라고 나신평은 평가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시클리컬(경기 민감) 업종의 비중이 높은 SK는 당분간 재무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호용 책임연구원은 "SK의 석유화학 부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연간 1조원을 웃도는 이익을 창출했지만, 최근 중국발 공급량 증가로 실적이 저하된 상황"이라며 "올레핀 기초 재료를 갖고 있는 SKC SK이노베이션 은 차입 규모를 최근 크게 늘린 상황"이라고 짚었다. 5년간 SK이노베이션은 차입금 규모가 3.8배, SKC는 2.4배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배터리 부문 부진과 높은 설비투자(CAPEX)가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정유와 윤활유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Pre-IPO 유치,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 소요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C의 경우 화학 부문의 부진한 실적과 신사업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재무 부담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K온의 적자 전환 시기와 관련해 신 연구원은 "후발주자로서 생산능력(CAPA)을 빠르게 늘리다 보니 초기 가동 비용과 수율 안정화에 시간이 걸렸다"며 "이 부분이 안정화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업계 관련 수주 기반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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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유화학 실적이 크게 저하된 LG그룹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영업 현금흐름을 웃도는 연 9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재무 부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안수진 연구원은 "LG그룹 영업이익은 2018년 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6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감소했으나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8조4000억원에서 2023년 말 36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전자·통신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배터리 부문의 이익창출력 제고,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다양한 자금조달 등을 바탕으로 차입금 증가 수준을 조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그룹 전반의 이익 창출력이 저하되고 높은 채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영록 연구원은 "비석유화학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올레핀계 기초소재의 사업 비중이 높아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전지소재 사업 등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 둔화로 유의미한 실적 창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부문과 태양광 부문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겠으나, 방산·조선 부문의 수주 잔고 증가 등에 힘입어 그룹 전체의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친환경 제품, 비석유화학 제품 등 사업 확대에 나선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2026년까지 투자 규모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사업의 경우 발전소를 개발하는 다운스트림 실적은 비교적 양호하겠지만, 셀, 모듈을 제조하는 업스트림 부문은 중국산 과잉 재고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재고자산 회전율이 과잉 상황임을 감안할 때 손실 구간을 벗어나는 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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