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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으로 받은 '새 삶' 사는 8살 리원이…소아암 친구에게 머리카락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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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함 환자 위해 머리카락 기부
부모도 장기기증 희망 등록해

"천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잘 지켜봐 주세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담도폐쇄증'을 진단받은 초등학교 2학년인 김리원(8)양이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한 말이다.

간 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은 8세 김리원양. [사진출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간 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은 8세 김리원양. [사진출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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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5일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 받고 건강한 삶을 되찾은 8세 리원 양의 사연을 전했다. 2016년 5월, 태어난 리원 양은 세상에 나온 지 고작 78일 만에 '담도폐쇄증'을 진단받았다. 딸의 황달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엄마 이승아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이후 수술을 받았지만, 합병증 때문에 상태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희망은 간 이식뿐이었다. 하지만 생후 14개월에 6㎏도 채 되지 않는 작고 여린 아이가 장기를 이식받기는 쉽지 않았다. 그의 부모마저도 딸에게 간을 이식해주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엄마 이씨는 “아이의 배에 복수가 차고 팔다리가 앙상해지는 모습을 보며 남편과 우는 날도 많았다”며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말에 저희 부부가 나서고 싶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리원 양에게 기증의 천사가 나타났다. 30대 초반의 뇌사 여성이 2017년 7월 리원 양을 비롯한 많은 환자에게 새 생명을 안기고 하늘로 떠났다.


"기증자분의 희생으로 되찾은 건강"
기증을 위해 머리카락 자른 김리원 양 [사진출처=연합뉴스]

기증을 위해 머리카락 자른 김리원 양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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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이 기증자를 '천사'로 칭했다. 그는 "기증자분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공존했다"며 "대단하고 숭고한 선택이 저희 아이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게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수술이 끝난 뒤 마음속으로 기증인에게 “리원이에게 생명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어렵고 힘든 결정을 해주신 유가족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리원 양이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부터 기증자인 '천사' 이야기를 한 덕분에 리원 양은 밤에 달을 바라볼 때면 대뜸 공여자인 '천사님'을 향해 기도한다. 이씨는 "리원이가 '천사님 저 짠 것도 잘 안 먹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게 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들은 자신이 받은 천사의 희망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려는 약속도 했다.


이씨 부부는 리원 양의 이식 수술 후인 2018년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리원이가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고 장기기증도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받은 감사함을 돌려드리고 싶고 저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 가족 사진. [사진출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김양 가족 사진. [사진출처=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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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초등학생이 된 김양은 춤추기와 그림 그리기를 가장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의 아이로 성장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기부와 나눔의 활동도 한다. 지난해 말 리원 양은 기다랗던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자른 머리카락은 소아암을 앓는 아동을 위해 기부했다.


리원 양은 "아픈 친구들도 아프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너무 속상할 것 같았다"며 "엄마가 머리카락이 아픈 친구들을 위해 가발로 만들어진다고 말해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잘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언젠가 유가족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활기찬 모습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리원이의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며 “생명의 은인이신 기증인의 큰 사랑을 잊지 않고 리원이를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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