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오늘 중기부 국감…골목상권 침해·R&D 삭감 등 쟁점

12일·27일 중기부 국정감사
이영 중기부 장관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이번 국감에서는 단골 주제인 대형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중소기업 기술탈취, 재난지원금 환수, 연구개발(R&D) 예산삭감 등에 관한 이슈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산자중기위는 이날 열리는 중기부 국감에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 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문 대표는 기술탈취와 아이디어 도용 의혹에 대해 의원들로부터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VX는 골프 플랫폼 업체 '스마트스코어'와 기술탈취 분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 2월 카카오VX가 자사 서비스를 모방하고 골프장 위약금 지원을 통해 부당 고객 유인 행위를 했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달 초 해당 건을 기각했지만 형사·민사 소송은 아직 진행중이다. 카카오VX 직원이 2021년 3월부터 2년간 스마트스토어 관리자 페이지를 577회 무단접속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야 의원들은 문 대표에게 윗선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함 부사장에게 과도한 수수료율 등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같은 당 김회재 의원은 데이터 독과점을 활용한 소상공인 데이터 주권 침해와 스타트업 사업 방해 등에 대해 캐물을 계획이다. 조윤희 에스엠제이 컴퍼니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대표는 건물주 지위를 악용해 원조 소상공인을 영업장에서 내쫓고 상표를 탈취한 행동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도 출석 요구를 받았다. 빙그레 협력사와 중소상공인 등과의 상생협력을 비롯해 사업장 인근 지역민·지자체와의 소통과 협력에 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환수도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8월 재난지원금 중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에 대한 환수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와 물가·인건비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환수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 R&D 예산 삭감도 국감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내년 중소기업 R&D 정부예산안은 1조3208억원으로 올해 1조7701억원에 비해 25.4% 줄었다. '성과공유형 R&D 지원사업'의 경우 예산이 3분의 1토막이 났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 R&D사업은 보통 정부와 기업이 7대 3 비율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며 "정부가 깎은 예산은 결국 중소기업이 부담하거나 그만큼 사업비를 줄이게 만드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이 장관은 2020년부터 2년간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지내고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기업인 출신 정치인에 행정 경험까지 쌓으며 체급을 키운 이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산자중기위는 오는 20일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벤처투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등 중기부 산하기관 국감을 진행한다. 27일엔 중기부·특허청 종합국감이 열린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