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당뇨 신약 '엔블로', 눈약으로 탈바꿈까지?

국산 36호 신약인 당뇨병치료제 '엔블로'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병성 안과 질환에 대한 점안제 눈약으로의 추가 개발에 나선다.

대웅제약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 '엔블로' [사진제공=대웅제약]

대웅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는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망막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DWRX2008’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15일 밝혔다. DWRX2008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계열의 먹는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추가 개발해 투여경로를 바꿈으로써 세계 최초의 나노 점안제 형태 당뇨망막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노린다. 지난해 4월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비임상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미세혈관계에 순환 장애가 발생해 시력 저하 및 실명을 일으키는 당뇨 합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성 황반 부종 등 당뇨병성 안과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망막 및 안구 후방조직에서의 고혈당 및 산화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는 관련 질환의 최종 병리기전인 신생혈관(실핏줄) 생성을 막기 위해 안구 내로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항체 치료 주사제만이 개발된 상황이다.

대웅테라퓨틱스의 당뇨망막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DWRX2008(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기전 설명[사진제공=대웅테라퓨틱스]

대웅테라퓨틱스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으로 개발 중인 DWRX2008은 망막 및 안구 후방조직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성 안과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인 ‘안구 혈당’ 관리를 통한 치료를 목표로 한다. 점안 투여로 이나보글리플로진을 안구 후방으로 전달해 안구 후방에서 발현되는 SGLT-2를 억제해 안구 후방 조직의 혈당을 낮춘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에너지 대사를 정상화해 활성산소 생성을 줄이고, 혈관 신생을 유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분비를 억제한다.

비임상 단계에서 영장류에서 자연 발생한 당뇨망막병증 및 당뇨 황반부종 모델에 2개월간 점안 투여한 결과 대조 약물인 기존의 항체 치료 주사제 성분인 '애플리버셉트'와 유사한 수준의 황반부종 감소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안구 후방으로의 충분한 약물 전달도 확인됐다.

항체 주사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10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안구 내로 약물을 직접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DWRX2008은 점안 투여로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음에도 기존 치료제와 유사한 약효를 나타낼 수 있고 치료율 증가, 투여 횟수 감소 등을 위해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 투여도 가능하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이번 임상 1상에서 DWRX2008의 안전성, 국소 내약성, 약동학 특성을 확인하고, 유효성 탐색을 목적으로 하는 임상 2상 진입의 가능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 대상은 추후 해외 진출 및 다국가 임상 2상 등을 고려하여 건강한 한국인뿐만 아니라 코카시안(백인)까지 넓혀 설정했다.

강복기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DWRX2008은 난치성 안구 질환에 고통받는 환자에게 치료 효과나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현재의 안구 내 직접 주사하는 항체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기존의 항체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침습적인 투여 방법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에게 병용투여 옵션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