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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쌓이는 폐전기차, 국경 넘는 폐배터리…"이동 장벽 허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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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규모의 경제 촉진 위한 수거시스템 보장 필요"

“세계 곳곳에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 한국에 집중 투자하고 거점 공장 마련해서 외국에서 한국으로 폐배터리를 가져오는 게 사업적으로 유리하죠.”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임원 A씨


“폐배터리 수입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까다로워요. 각종 제약이 많아요.” -또 다른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관계자 B씨

나라마다 폐전기차는 쌓이고, 폐전기차 내 폐배터리는 재활용 공장이 있는 곳으로 국경을 넘는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처리 설비가 세계 곳곳에 분산돼 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함께 폐배터리의 국가 간 거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국가별 폐배터리에 대한 규정이 다르고 운송 규제도 제각각인 실정이다. 폐배터리를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는 국가도 위험한 쓰레기로 규정한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성장의 선제 조건인 폐배터리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라마다 쌓이는 폐전기차, 국경 넘는 폐배터리…"이동 장벽 허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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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 대표부는 OECD가 올해 1월 발간한 '순환경제촉진을 위한 무역정책:리튬이온배터리 사례연구'를 공개했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은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고 가격변동과 공급불안정성 리스크를 낮추는 데 기여하지만 제품 설계의 복잡성, 배터리 내 화학적 다양성, 폐배터리 재고 부족으로 경제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행 배터리 규제는 일반적으로 재사용이나 다양한 회수 흐름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효율적인 수거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먼저 폐배터리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폐배터리를 ‘유해 폐기물’로 분류하면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엄격한 규제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커진다. 폐기물의 국가 간 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바젤협약 절차에 맞춰 수출국은 수입국의 사전 서면동의를 받아야 하고, 수입국은 해당 폐기물 수령 또는 처리 결과를 상대측에 통보해야 한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의 한 직원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출처=라이사이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의 한 직원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출처=라이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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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호주와 브라질에서는 재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수명을 다한 제품을 폐기물로 본다. 반면 캐나다는 폐기물과 재활용 가능 물질로 구분한다. 또 유럽연합(EU)에서는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한 폐기물로 정의하지 않는다. 한국은 폐배터리를 폐기물로 규정하고 있다.

물질회수, 재활용을 위한 폐배터리를 폐기물로 간주하면 국경 통과 행정 절차는 바젤협약, 또는 OECD 결정문에 맞춰 진행된다. OECD는 “폐배터리를 부품회수, 재료추출 등으로 재활용하는 경우 바젤협약 2조에 해당해 폐기물로 규정하지만, 재사용 또는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폐배터리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며 “폐배터리의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전(全) 지구적 측면에서 배터리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폐기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폐배터리는 폭발 위험 등 유해성 때문에 관리와 운송에서 규제의 대상이 된다. OECD는 “국가 간 이동의 경우 수송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없기 때문에 수송비용이 더욱 증가한다”며 “각 국가에서 안전 규제를 준수하고 운송자가 자격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해 배터리 운송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국제 공급망에 부담을 준다”고 했다.


OECD는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약 84만3000t으로 추정했다. 이는 현재 재활용하는 배터리량을 초과하는 규모다.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영풍 은 북미,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최근 종합물류기업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새빗켐 은 현재 일본에서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들여오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폐배터리를 확보해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폐배터리를 위험물로 규정해 운송 시 관련 규제를 받는다”며 “폐배터리를 국내로 가져올 경우엔 추가로 검토해야 할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1호 폐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 전기차배터리 산업화센터에서 검사 대기 중인 폐배터리. 팩 뚜껑을 분리한 배터리 모습. [사진=최서윤 기자]

국내 1호 폐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 전기차배터리 산업화센터에서 검사 대기 중인 폐배터리. 팩 뚜껑을 분리한 배터리 모습. [사진=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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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폐배터리의 폐기물 규제를 면제할 계획을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철 스크랩과 사용 후 배터리 등 경제성 있는 폐자원에 대해 개별기업의 신청 없이 폐기물 규제가 면제되는 순환자원으로 일괄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달까지 세부 기준을 마련해 오는 12월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OECD는 “규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제작업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잠재적 구매자는 불확실성을 갖게 되고 이는 국가 간 격차와 폐배터리 국제 거래에 영향을 미친다”며 “폐배터리 수거율을 높이는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폐전기차가 올해 17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맞물려 폐배터리도 올해 18GWh에서 2040년 3339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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