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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에 부는 女風, 여성 사외이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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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외이사 여성 비율 25%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
여성 사외이사 50%↑ 기업 속속 등장

편집자주여성 사외이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전문가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못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뒤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공을 들인다. 여성 사외이사의 면면을 보면 학계, 재계, 법조계 등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다. 성별을 떠나 해당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다양성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여성 사외이사의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들을 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변질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색을 맞추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지금의 위치까지 왔기에, 거수기로 여겨지곤 했던 사외이사에 대한 편견 역시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교차한다. 그 갈림길에 서 여성 사외이사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주목할만한 여성 사외이사들이 얘기하는 기업 이사회에서의 역할과 고충, 비전을 시리즈로 다룬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이사회에 '여풍(女風)'이 불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여성 사외이사가 있다. 사외이사는 경영을 감시하고 대주주를 견제하는 외부의 전문가다. 이 사외이사 중 여성의 비중은 20%를 훌쩍 넘었다.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여성 사외이사 시대의 개막이다.


아시아경제가 올해 1분기 말 시가총액 기준 국내 상장사 상위 100곳(금융회사 제외)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는 총 444명, 이중 여성은 93명이었다. 약 21% 수준이다.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를 보면 여성의 비율은 더 높아진다. 한국ESG평가원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100대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187명을 전수조사해보니 여성 비율이 25%였다.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는 지난 2020년 7.9%, 2021년 15%로 증가해오다 지난해에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여성 사외이사의 숫자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 부는 女風, 여성 사외이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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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이다. 이 법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 구성원의 성별 다양성을 의무화했다. ESG평가원은 "ESG경영 등 기업 평판에서 투자와 여론의 감점을 받지 않기 위해 기업들이 동조하고 있다"며 "여성 사외이사의 비중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법 때문에 여성 1명을 선임하며 '구색 맞추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50%가 넘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 삼성SDI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이미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박새롬 UNIST 산업공학과 조교수,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교수까지 여성 사외이사는 총 3명이다.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여성으로 채운 것이다. 삼성SDI도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새로 선임하면서 전체 사외이사 4명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웠다.


여성 사외이사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기업 이사회 문화를 바꾸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여성 임원의 증가는 조직 내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포용성을 향상시켜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력 있는 여성 임원의 활발한 활동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도 동기부여와 영감을 주는 등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변화에도, 아직 이사회에 여성이 진출하지 못한 기업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자본시장법이 사실상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했지만 처벌 조항은 따로 없기 때문이다. CEO스코어의 지난 4월 조사에서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172곳 중 30곳(17.4%)은 여전히 사외이사 전원이 남성이었다. 자산 2조원 미만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기업은 8.2%에 불과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 우리 사회와 경제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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