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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게이트]대성家 차남·삼남, 서울도시가스 지분 공동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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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 김영훈 회장의 대성홀딩스, 서울도시가스 13.2% 보유
차남 김영민 회장, 서울도시개발 통해 서울도시가스 지배
김영민, 지난달 17일 서울도시가스 10만주 주당 45만6950원에 처분

지난달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성홀딩스·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맞았다. 구속된 라덕연 호안 대표 일당이 투자자 명의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개설한 후 통정매매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다 작전에 차질이 생겨 발생한 사태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의사 등 고소득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하한가 8인방'의 대주주 중 일부는 미리 주식을 팔아 막대한 차익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대성홀딩스 의 김영훈 회장이 그런 사례다. 김 회장은 본인의 회사인 대성홀딩스와 형 회사인 서울도시가스가 라 대표의 먹잇감이 된 사이 1600억원가량의 현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민 회장도 45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영훈 회장과 대성홀딩스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도시가스의 지분을 팔기 시작해 약 1595억원을 현금화했다. 주당 45만원 수준에서 주식을 처분했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지난달 17일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처분해 457억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가스 주가는 9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가 조작 사태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김영훈 회장의 대성창업투자는 7년여 전 라덕연 대표의 관계사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


김영민 회장과 김영훈 회장은 대성그룹의 후계자들이다. 대성그룹은 1947년 창업주 해강 김수근 회장이 설립한 대성산업공사가 모태다. 연탄·석유·도시가스·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김수근 회장은 2001년 세상을 떠났고 슬하의 4남 3녀에게 회사를 각각 나눠줬다. 장남인 김영대 회장에게는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를 물려줬다. 이번 SG발 무더기 하한가 기업 중 하나인 서울도시가스는 차남 김영민 회장에게, 대성홀딩스(구 대구도시가스)는 삼남 김영훈 회장에게 맡겼다.

하지만 창업주가 타계한 후 삼형제는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이 보유한 서울도시가스·대구도시가스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시가의 2~3배에 이르는 가격에 팔려고 했기 때문이다. 앞서 대성산업·서울도시가스·대구도시가스 등은 창업주가 경영할 때부터 서로 지분을 교차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 삼형제가 각기 따로 경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창업주는 서로의 주식을 시가에 교환하라는 유언을 남겼고 삼형제도 이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김영민·김영훈 회장은 선친의 유언을 큰형이 지키지 않는다며 공동 대응을 선언했고, 당시 대성산업의 지분을 50% 이상까지 사들였다. 결국 김영대 회장은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 지분을 시가로 매각하면서 이들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라덕연게이트]대성家 차남·삼남, 서울도시가스 지분 공동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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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09년, 장남 김영대 회장과 삼남 김영훈 회장은 다시 충돌했다. 이번에는 ‘대성’이라는 사명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김영훈 회장은 당시 대구도시가스를 지주사로 분리한 후 대성홀딩스를 만들어 코스피에 상장시켰다. 하지만 이듬해 김영대 회장도 대성지주를 상장시켰다. 이에 김영훈 회장은 형을 상대로 ‘대성지주 상호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승리했다. 결국 김영대 회장은 대성지주 상호를 ‘대성합동지주’로 바꿨다.


이처럼 형제 간 다툼을 벌이던 대성가(家)는 결국 2019년 법적으로 분리된다. 이 때 ‘대성그룹’의 명칭을 받은 삼남 김영훈 회장은 기업집단 하에 대성홀딩스, 서울도시가스, 대성에너지, 대성창업투자 등 총 4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삼남 김영훈 회장은 법적으로 동일한 기업집단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지배구조상으로도 대성홀딩스가 서울도시가스의 2대주주로 올라있는 등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대성홀딩스는 서울도시가스의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대주주인 서울도시개발 지분은 26.27%였다. 서울도시개발은 김영민 회장의 개인회사다. 이와 달리 대성홀딩스는 김영훈 회장이 39.9%, 알앤알이 32.84%를 보유하는 등 공고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알앤알은 김영훈 회장과 그의 장남 김의한씨가 지분 99.9%를 보유한 법인이다.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자본시장 질서에 경종이 울리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가 진상파악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투자피해 사례와 함께 라덕연 측의 주가조작 및 자산은닉 정황, 다우데이타·서울가스 대주주의 대량매도 관련 내막 등 어떤 내용의 제보든 환영합니다(jebo1@asiae.co.kr). 아시아경제는 투명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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