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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화려한 스카이라인 한가득"…선진국 안 부러운 서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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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화려한 스카이라인 한가득"…선진국 안 부러운 서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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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도시인 세비야는 플라밍고와 투우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세비야를 찾는 여행자라면 그 무엇보다 보고 싶어 하는 건축물이 있다.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인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이다. 거대한 버섯 모양 6개 기둥이 상부의 거대한 구조물을 받치고 있는 형상을 두고 ‘안달루시아의 버섯’이라고도 불리는 이 건축물은 마치 거대한 조형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


건물에는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파노라마 테라스를 비롯해 레스토랑과 바·중앙광장·로컬시장 등이 자리잡고 있다. 2004년 공모를 통해 독일 건축가 위르겐 마이어 헤르만(Jurgen Maierr Hermann)의 디자인이 선정됐고, 2011년 완공되자 세비야의 새로운 얼굴이 된 메트로폴 파라솔은 여행자들이 꼭 보고 싶은 건축물로 꼽히며 도시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다.

이 건물의 시작은 1973년 ‘엔카르나시온 광장 재개발 프로젝트’였다. 당시 세비야 정부는 스페인 북부 도시 빌바오의 성공을 모델로 삼았다. 빌바오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탄생시킨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산업혁명 시대의 종말과 함께 죽어가던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을 대중에게 공개한 직후 전 세계적인 방문객을 끌어모으면서 유명한 관광명소가 됐다. 개장 후 3년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대략 5억 유로(약 65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한 지역의 혁신건축물이나 랜드마크 하나가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빌바오 효과’의 어원이 됐다.


이처럼 잘 지은 건축물 하나가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사례는 여럿 찾아볼 수 있다. 꼭 작은 도시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도 혁신적인 건축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오세훈 서울시장의 철학이다.


‘잘 지은 건축물’로 서울의 도시 경쟁력 높인다

오 시장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이 대변신하는 미래 모습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가 2007년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재탄생시킨 것으로, 서울 한강 곳곳에 문화·예술·여가를 위한 랜드마크를 세워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하늘공원에 세계 최대 고리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설치하고 여의도공원에는 제2세종문화회관을, 한강변에는 곤돌라를 만드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다는 포부도 밝혔다. ‘잘 지은 건축물’ 하나를 넘어 대도시 전반에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재건축 규제 등을 과감히 완화하고 디자인 특화 건축물에 용적률 상한을 1.2배까지 늘리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마치 성냥갑을 늘어놓은 듯한 현재 일률적인 한강변 경관을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용적률 완화량은 녹지공간, 공유공간 조성 등 공공기여와 통경축,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 등 디자인과 공공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 시장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빌바오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혁신적 디자인 건축물을 지역 명소화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지만, 서울은 건폐율·용적률 규제 등에 가로막혀 창의적 건축물 건립이 저해돼왔다"면서 "각종 제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봐 혁신 디자인 확산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허드슨 야드'·파리 '라데팡스' 등 총성없는 메가시티 전쟁 격화
뉴욕 맨해튼 섬 서쪽에 건설 중인 허드슨야즈 완공 후 조감도[사진=아시아경제DB]

뉴욕 맨해튼 섬 서쪽에 건설 중인 허드슨야즈 완공 후 조감도[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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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의 말처럼 이미 ‘신도심화(New urbanism)’는 세계적 추세가 됐다. 한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메가시티 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도시 혁신과 경쟁력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서울도 마스터플랜(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국가 경쟁력 강화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의 도시 개발 성공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해 서울 개발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세계적인 도시로 꼽히는 뉴욕 도심에서는 현재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개발 사업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허드슨 강변의 옛 철도창 용지 11만3000㎡를 재개발하는 이 사업은 총사업비만 25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 뉴욕 맨해튼 서쪽 지역의 30~34번가, 10~12번 애비뉴 사이의 축구장 약 13개 정도 크기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허드슨 야드는 아직까지는 미완의 모습이지만 완공 시 뉴욕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드슨 야드에 들어선 ‘30 허드슨 야드’ 빌딩은 뉴욕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를 갖추며 이미 뉴욕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 건축물은 390m 높이로 인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아 뉴욕을 대표할 새로운 전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500개 계단이 얽히고 설켜 마치 벌집을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전망대 베슬(Vessel)과 1만8580㎡ 규모로 세계적인 공연이 진행되는 아트센터 더 셰드(The Shed) 역시 하나의 랜드마크가 됐다. 이외에도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고층빌딩 스카이라인은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라데팡스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신도시 개발’ 사례로 꼽힌다. 라데팡스는 프랑스 수도권 ‘일드프랑스’ 서북부의 대형 상업지구다.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는 파리를 대신해 70여개의 마천루와 공원, 주거지가 조성됐다.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작은 마을과 공장이 자리한 파리 외곽의 한산한 교외지역이었지만, 지금은 1500개 기업, 18만명이 근무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복합 상업지구로 자리를 잡았다.


‘파리의 맨해튼’으로 자리매김한 라데팡스는 파리 중심지에서 보기 힘든 고층빌딩이 즐비해있다. 구도심의 개선문과 신도시의 신개선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해 파리의 상징으로 삼은 것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여기에 도로와 지하철, 철도, 주차장 등 모든 교통 관련 시설을 지하에 배치해 연결과 환승이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하고 지상은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만들어 교통 효율과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며 도시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싱가포르 등 아시아도 스카이라인 건설 ‘앞장’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일대 전경[사진=AFP.연합뉴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일대 전경[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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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비단 유럽만이 아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가 도시재생을 통해 고층 빌딩숲 형성을 이뤄냈다. 일본 치요다구 도쿄역과 황궁 사이에 위치한 지역인 마루노우치 지역은 마루노우치빌딩, 신마루노우치빌딩, 중앙우체국 빌딩인 'KITTE' 등이 에워싸고 있다. 여기에 동부 야에스 지역에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그랑도쿄’를 비롯해 화려한 고층건물들이 주를 이룬다.


이처럼 최근 10여년 동안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극적으로 변해온 것은 일본 정부가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약속하면서 민간 사업자들을 끌어들인 결과물이다. 이를 통해 도쿄에는 40층 내외의 디자인이 뛰어난 주상복합 초고층 빌딩들이 즐비하게 들어서며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올해 안으로 63층 390m의 초고층 높이를 자랑하는 도쿄 ‘토치빌딩’이 완공될 예정이다.


오 시장이 혁신 디자인 건축물의 모범사례로 꼽았던 싱가포르도 매력적인 스카이라인을 가졌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꼽히는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위치한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개발단지 ‘마리나 원’이 대표적이다. 마리나 원은 토지이용규제가 전혀 없는 ‘화이트 사이트’를 적용해 용적률 1300%(지하 4층~지상 34층)의 초고밀 복합개발과 수려한 건축 디자인이 가능했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싱가포르가 이 같은 관광산업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십 년간 장기 계획을 통해 랜드마크를 조성한 결과다. 싱가포르는 1960~70년대에 공항과 휴양섬, 동물원, 컨벤션 시설 등 기초 인프라를 확충했다.


올해 서울시에서 발표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은 한국판 화이트 사이트인 셈이다. 비욘드 조닝은 도시공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용도지역별 지정 목적은 유지하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융복합적 토지이용을 도모하는 체계다. 비욘드 조닝이 도입되면 주거·업무·상업·여가 등 땅의 용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고 복합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 "스카이라인 담을 수 있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필요해"

전문가들은 서울의 스카이라인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상헌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어떤 근거나 원칙을 갖고 층수와 높이를 허용할 것인지 보여주는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라며 “선진국 사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서울에 맞는 경관관리 계획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서울은 급격한 성장을 겪으며 장기 플랜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이제는 100년 후 우리의 도시 서울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적용된 ‘35층 룰’이 폐지되면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주목적은 층수를 높여 멋있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한강변 아파트들로부터 기부채납을 통해 한강변을 개발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임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종전의 용적률이 유지된다면 한강조망권 등을 살리는 설계안이 적용되면서 건폐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그간 고밀개발의 폐해로 지적돼 온 '병풍아파트'나 '홍콩아파트'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어 주거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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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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