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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1년]①"하루 만보 찍힌다"…용산시대, 달라진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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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오벌 오피스 본 딴 대통령실
尹 집무실 바로 옆에서 참모 업무

취임 1년 尹 대통령 주재 경제회의 110건
혼밥은 없다… 尹의 소통은 '식사 정치'

편집자주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74년간 '권력의 핵심'을 상징하던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시대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5년 만의 정권 교체에도 지난 1년간 위기 상황은 반복됐다. 미중 경제 패권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등 갖은 변수에 국내 경제에도 적색 불이 켜진 지 오래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3대 개혁 추진과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찮다. 아시아경제는 윤 정부 출범 1년의 성과를 분석하며 집권 2년 차, 남은 4년의 경제 방향을 점검해본다.
[尹정부 1년]①"하루 만보 찍힌다"…용산시대, 달라진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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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상징인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평가는 엇갈린다.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는 비(非)정치인이자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소통 의지는 각 부처와 집권 여당으로 전달되며 윤 정부 국정과제 수립·추진에 반영되고 있다. 용산 이전으로 발생한 재정, 행정적 손해도 드러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도입은 물론 비상경제민생회의를 16차례나 직접 챙기며 위기 대응방안 등 다양한 경제 정책들의 현장 지휘로 이어졌다.


◆"청사 내에서만 만보… 초현실화됐다"

윤 대통령이 하루에도 수차례 참모들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라"는 지시를 건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부처에서 올라온 정책 방향 보고에 대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한다. 설익은 정책 발표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주 69시간 근로' 등의 혼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의 가장 큰 차이점을 '소통의 초현실화'로 정리한다. 본관과 비서동이 분리돼 있던 청와대 구조와 달리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건물 한 곳에 모든 참모를 앉혔다. 윤 대통령이 롤 모델로 삼은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Oval Office:대통령 집무실)를 따 온 것으로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 참모들이, 참모들 바로 옆에 담당자들이 배치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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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진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만보기에 하루 만보가 찍히더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실 직원들이 모여 있는 탓에 대통령 보고나 담당자들과의 회의가 수시로 이뤄지는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서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대통령실 내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대면 보고가 늘어난 점'을 가장 큰 차이로 꼽는다. 대면 보고 시간을 미리 잡아놔야 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다음 보고가 이뤄지기 전 '잠깐의 시간'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보고 받는 일정과 시간이 빡빡하지만 앞선 보고들이 빨리 끝날 때가 있어 사안에 따라 중간에 바로 보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지금도 (대통령이) 직접 참모들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대면 상황이 늘어나며 회의 외 단순 보고 방식은 간단해졌다. 특정 사안에 대한 결과를 급히 요청하는 대통령이 해당 참모에게 수십 장의 결과 보고서 대신 '포스트잇' 보고를 요구한 경우도 있다. 사고나 정책 결정 등의 상황에서는 정부의 빠른 판단이 필요해서다. 부처에서 올라온 정책 제안에 대한 평가를 묻고자 늦은 밤 전화를 건 윤 대통령이 해당 참모와의 통화한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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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 번꼴로 경제 사안 직접 챙겨

용산 이전으로 인한 소통의 변화는 대통령의 외부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모들과의 대화가 늘어나다 보니 직접 현장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결과다. 지난 1년간 윤 대통령이 소화한 내외부 경제 일정을 살펴보면 확인 가능하다. 참모나 부처별 정례보고 등의 정기 일정을 제외하고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주재한 경제 일정만 110여개에 달한다.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에 한 번꼴로 경제 상황을 챙겼다는 얘기다.


정례적으로 진행하는 참모들과의 회의나 부처별 업무보고, 단순 접견 등을 모두 제외한 것으로 단순 수치로만 비교하면 일주일에 두 번,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직접 나섰다. 지난 정부에서 문 전 대통령이 취임 석 달여를 넘긴 뒤 내외부 경제 일정을 줄이고 비서실과 각 부처 등의 업무보고를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직관적으로 전달됐다. 취임식 다음 날 주재한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던진 첫 마디는 "국민이 허리가 휘는 민생고에 허덕거리는 상황에서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 물가 상승의 원인과 억제 대책을 고민하라"였다. 전날 첫 국무회의에서도 "물가와 민생 안정 등을 위해 중앙정부 재정 지출 기준으로 추경을 편성했다"며 민생경제 관리를 최우선으로 지목했다.


이런 대통령의 경제 위기 의식은 이틀 뒤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의 긴급 소집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매우 어렵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율과 물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 경제 여건에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자 거시경제 상황을 직접 점검한 것이다.


경제 관계부처 장관들이 모두 참석하는 '비상경제 민생회의'도 챙기겠다고 나섰다. 이를 예고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첫 회의가 열렸고 할당관세 품목 확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유류세 탄력세율 한도 확대 등의 세부 지시를 내렸다.


윤 정부 외교에 있어 최대 이벤트로 꼽혔던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가 우리의 미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무게를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주요 경제 관련 일정/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주요 경제 관련 일정/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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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은 없다… 尹의 소통은 '식사 정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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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혼밥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은 취임 1년간 그대로 유지됐다. 취임 직후에는 참모진 생일을 직접 챙기며 대낮에 피자집을 찾거나 대통령실 인근에서 잔치국수를 먹는 모습도 노출됐다. 외부인을 대통령실로 초청하는 행사에서는 식사를 반드시 챙겨서 보내라는 지시를 건넨다. 참모들과의 청사내 저녁식사도 잦다. 사실상 저녁식사 자리를 보고로 활용하는 것으로 경제난을 비롯해 대내외 정치, 사회 이슈들이 줄줄이 터지는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윤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관저 만찬 정치'로 확대되고 있다. 한남동 관저에 입주한 지난해 11월 이후에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첫 손님으로 맞은 후, 비공식 만찬을 늘리고 있다. 통상 관저 식사에 대해서는 비공개 원칙이 적용되고 있지만 이른바 '윤핵관' 의원들 부부 회동을 비롯해 내각과 군 인사, 종교계까지 윤 대통령의 만찬 회동은 계속 보도되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청와대라는 공간 자체가 대단히 권위적이고 또 폐쇄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그곳을 벗어났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며 "다만 소통의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질적으로도 확대가 필요한 부분으로 결국에는 국민, 참모들과의 소통 발전이 지지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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