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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선언40년]①"우리는 왜 반도체를 해야 하는가"…삼성 운명바꾼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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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는 왜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 국가와 국민,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월8일은 고(故)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 회장이 반도체사업 진출을 결심하며 '도쿄선언'을 발표한지 40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첫 발을 내디딘 날로 삼성의 운명을 바꾼 날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40년 전인 1983년 2월8일 이병철 창업회장은 오랜 고심 끝에 동경(도쿄)에서 반도체사업 진출을 결심했다. 앞서 1974년 12월 삼성전자는 파산 직전에 놓인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체 기술이 없었던터라 자본금을 잠식한 채 겨우 겨우 위기 상황을 넘기는 그룹의 '미운 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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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위주로 더딘 발전을 하고 있던 반도체사업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 창업회장은 신년 사업구상을 위해 도쿄 오쿠라호텔에 묵으면서 고민 끝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일본에서 만난 이나바 히데조 박사의 '경박단소(輕薄短小)'한 반도체가 앞으로의 산업을 좌우할 것이란 말도 결심에 힘을 보탰다. 이 창업회장은 이후 한달만에 반도체사업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공식 발표할 정도로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의지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분위기는 처참했다. '3년 안에 실패할 것이다'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등 재계의 반대 여론과 냉소가 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 한국은 초고밀도집적회로(VLSI)는 커녕 가전제품용 고밀도집적회로(LSI)도 겨우 만들던 때였다. 반도체 사업은 인구 1억명 이상, GNP(국민총생산) 1만달러 이상 등 조건을 만족해야 가능한 사업이었다. 당시 한국은 이 중 어느 것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해 반도체 사업을 펼칠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창업회장은 경영철학 '사업보국(事業報國)'에 반도체가 딱 맞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더 나아가서는 인류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다. 반도체사업이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사업, '국리민복(國利民福)'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결심이 어려웠지 대규모 투자는 속전속결이었다. 1983년 반도체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삼성은 첫 번째 메모리 제품 사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D램을 선택했다. 당시 세계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64K D램 개발을 그 해 5월부터 착수한 결과 12월1일 국내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일본에 비해 10년 이상 벌어졌던 기술 격차를 단숨에 4년 정도로 줄였다. 도쿄선언 1년여만인 1984년 5월 17일에는 삼성반도체 기흥 1공장의 준공식도 열었다. 국내 최초, 국제적으로 세 번째 반도체 생산국이 탄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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