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빙하기에 거래소 구조조정 악재 겹쳐
후오비 토큰, 지난달 초 대비 약 30% 급락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다른 거래소 후오비에 위기에 직면했다. 인력 감축 등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서 자체 발행 코인 가격도 급락했다.
글로벌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후오비 토큰은 지난달 초보다 29.73% 내린 4.87달러(약 6085원)로 집계됐다. 이날 1%대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후오비 토큰은 지난달 16일과 이달 5일을 기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달 6일에는 지난해 11월21일 이후 가장 낮은 4.3달러로 내리기도 했다.
후오비 토큰은 세계 10위 안에 드는 글로벌 거래소 후오비에서 발행한 자체 코인이다. 이더리움과의 호환성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표준을 담은 ERC-20 토큰이다. 후오비가 구축한 생태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 현선물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고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후오비 생태계에서 클라우드 보증금, 프로젝트 상장 보증금 등으로도 활용되며 무엇보다 거래소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후오비는 후오비 토큰 보유자에게 이익 분배 명목으로 후오비 토큰을 재매입해 이를 소각해 가격을 부양하고 있다. 후오비 토큰 총 발행량은 2조398만개로 제한되고 있으며 재매입과 소각 기록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후오비는 수익 중 일정 비중을 통해 비트코인과 후오비 토큰으로 구성된 회원 보호 기금에 적립했다.
거래소 발행 가상자산은 일반 코인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후오비 토큰처럼 부가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후오비 토큰 가격이 급락한 것은 발행 주체인 거래소에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후오비는 지난 6일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세계 직원 중 20%가량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력 구조조정은 올해 1분기 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여기에 FTX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코인시장 곳곳에 전이되면서 후오비에서도 대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달 첫째주 동안 후오비의 순유출 규모는 약 1200억원이다. 이 중 64%가량인 770억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거래소 발행 가상자산은 최근처럼 침체기를 맞을 경우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가격이 내리고 거래소 악재에 추가 반응한다. 후오비토큰의 경우에도 긴축 우려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는데, 후오비 악재로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발행 코인은 산업뿐만 아니라 거래소 개별 이슈에도 영향을 받는다"라며 "거래소 사업에 쓰이는 유틸리티성 코인이어서 어떻게 사용되느냐가 가격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어서 개별 거래소 상황이나 악재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런 특징은 다른 거래소 발행 코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 점유율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바이낸스 코인을 발행했는데, 해당 코인은 전체 시가총액 순위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글로벌 회계법인 마자르가 바이낸스와의 거래 중단을 알리자 260달러대였던 바이낸스 코인 가격은 231달러로 하락했다. FTX의 경우 유동성 위기로 자체 발행 코인 FTT 가격이 24달러에서 1.2달러로 추락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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