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최태원·노소영 이혼 판결 속 '재산분할' '위자료' 차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1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에서는 '재산분할'과 '위자료'가 핵심 쟁점이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종종 혼동해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쉽게 말해 위자료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다. 부부 일방의 책임으로 이혼을 하게 됐을 때 배우자가 유책 배우자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함께 형성해 온 공동 재산을 각자의 몫으로 나누는 것을 뜻한다.

法 "최태원, 노소영에 위자료 1억·재산 665억 지급하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받아들여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4년만, 이혼 소송을 시작한 지 약 5년 만이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혼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최 회장을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재산분할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42.29%(650만주)를 청구했다. 이는 전일 종가 기준 1조3700억여원에 달하는 액수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보유 주식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왔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하며,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됐고, 증여·상속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성질 다른 재산분할, 위자료 산정은 어떻게?

부부가 합의로 이혼하는 경우 재산분할도 서로가 이견을 조율해 합의할 수 있다. 그러나 원만한 합의가 불가한 경우에는 소송을 통해 재산분할을 할 수밖에 없다.

부부의 공동 재산을 나누는 기준이 명확하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산 형성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혼 소송 당사자는 자신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 손해 배상에 해당하는 위자료 산정은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므로 법원 직권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때 법원은 유책 배우자의 재산 정도, 가정 파탄의 경위와 내용, 이혼 당사자의 신분과 지위, 혼인 기간의 장단, 자녀의 양육, 고통의 정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한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