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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속에 숨은 ‘인간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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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출신 작가 토비아스 카스파 개인전
내달 18일까지 파운드리 서울

'토비아스 카스파, Personal Shopper, 파운드리 서울, 2022' 전시전경 (c) 노경. 사진제공 = 파운드리 서울

'토비아스 카스파, Personal Shopper, 파운드리 서울, 2022' 전시전경 (c) 노경. 사진제공 = 파운드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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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스위스 취리히와 라트비아 리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토비아스 카스파(Tobias Kaspar)는 현대미술가이자 패션 브랜드 CEO로, 또 디자이너면서 잡지 '프로방스' 편집인까지 다양한 영역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창작력을 뽐내는 크리에이터다.


파운드리 서울은 12월 18일까지 토비아스 카스파의 국내 최초 개인전를 선보인다. 카스파는 현대사회의 소비적 욕망과 가치가 생성되고 변화하는 양상을 회화, 사진, 영상, 출판, 설치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하고 있다. 작가는 특별히 동시대 개인의 정체성과 행동 양식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사회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패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패션의 문법과 제작 방식을 변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몇 년간 몰두하고 있는 세 가지 시리즈 Personal Shopper, The Japan Collection, Epicenter 의 신작과 근작 32점, 그리고 파운드리 서울의 전시 공간에 맞춰 고안된 설치 작업을 통해 변화무쌍하고도 우아한 시각 언어로 현대인의 모습을 비평적으로 재현하는 미술계의 악동 토비아스 카스파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전시는 여러 시리즈의 작업을 교차하여 소개함으로써 작가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동시적이고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 제 2전시실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Tobias Kaspar 로고가 프린트된 커튼과 보이드 구간의 초대형 사진 설치 작품은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들이 마치 토비아스 카스파의 패션하우스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동시대 패션의 유행을 재빨리 감지하고 자신의 언어로 치환하는 작가의 재치를 감각적으로 선사한다.

토비아스 카스파.

토비아스 카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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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과 동명의 시리즈인 Personal Shopper는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 시기에 시작된 시리즈다. 사회의 변화 속에서 패션과 스타일,소비의 코드가 변화하는 양상을 탐구해 온 작가에게 판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플랫폼의 전면적인 등장과, 이로 인해 형성된 새로운 소비 습관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현상이 패션이 소비자를 매혹하기 위해 제시하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에 현대인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질문한다.


Personal Shopper시리즈는 온라인 편집숍의 여러 장면을 스크린샷으로 포착해 캔버스에 출력하고 그 위에 여러 오튀-쿠튀르 원단 생산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다양한 패턴이나 반복적인 붓자국을 실크스크린 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의 전신이나 클로즈업된 얼굴처럼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당기도록 치밀하게 기획된 장면이나 상품을 담아 놓은 장바구니 리스트처럼 소비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장면으로 첫번째 레이어를 구성하고, 그 위에 스위스의 원단 패턴 아카이브에서 선택한 플라워 부케, 들꽃, 브랜드의 로고나 붓자국을 모방한 패턴 같은 회화적 제스처의 레이어를 덧붙였다. 스크린샷과 실크스크린 패턴이라는 인공적인 재료와 기계적인 창작 방식은 작가의 즉흥성이나 개별성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데, 이는 패션의 ‘산업’적 면모를 예술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예술의 형식적 확장을 시도하는 작가의 전략이다.

또한, 두 개의 스크린을 겹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화면을 통해 패션과 예술을 소비하고 감상하는 현대인의 방식을 상기시키고, 두 영역이 급격한 매체적, 환경적 변화에 반응하며 새롭게 제시할 확장된 해석과 장면을 연출한다.


토비아스 카스파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언어로 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는 패션과 산업의 특징을 통해 시대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과 동일한 관조적 입장에서 다룬다. 또한, 작가가 주목한 패션 속 대중의 욕망은 정교하게 직조된 오튀-쿠튀르처럼 작품 속에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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