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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이 지목한 野 선거 패인의 중심…'처럼회' 어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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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주도한 민주 초선 의원 모임, 조국 옹호·두둔
최강욱 성희롱 발언 의혹 중징계에 해체론 직면
민형배 탈당, 한동훈 청문회 헛방 등으로 여론 악화
박지현 "처럼회, 폭력적 팬덤에 기대 민생 외면" 비판

최강욱(왼쪽),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최강욱(왼쪽),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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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의 선거 패인 중심에 '처럼회'가 있다고 지목했다. 처럼회는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으로, 지난 2020년 6월 '검찰개혁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 과제 완수'라는 목적으로 결성됐다.


그러나 처럼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보인 일방적 행태와 팬덤에 편승한 정치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은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체 요구에 직면했다. 처럼회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당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강경한 태도가 중도층 이탈로 이어졌다는 평가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처럼회는 애초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대한 공부 모임으로 시작했다. 설립 초기 멤버는 모임을 만든 최강욱 의원과 김남국·김승원·김용민·이탄희·황운하 의원이며, 현재는 김의겸·문정복·민형배·이수진 의원 등 총 20여 명이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5월 통과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 처리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처럼회 회원 중 5명(최강욱·김남국·김용민·민형배·이수진 의원)이 당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 배치됐었다. 이 가운데 민형배 의원(현 무소속)은 검수완박 법안의 안건조정위 단계 통과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해 '꼼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윤동주 기자 doso7@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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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 처럼회를 향한 해체 요구가 나오게 된 데에는, 민 의원의 탈당을 비롯해 검찰개혁 과정에 처럼회가 보인 독단적 행보와 무조건적인 '우리 편 감싸기'가 선거 패배로 이어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을 가장 중대한 목표로 설정한 처럼회는 그동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두둔해왔다.

지난 대선 때 박지현 전 위원장이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대국민 사과를 할 때도 처럼회는 호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김남국 의원은 "굳이 또 그런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있었을까"라며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선거 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조국 사태에 대에 사과한 바 있지만, 처럼회는 당 내부에서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 결이 다른 주장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보여준 처럼회 소속 법사위 의원들의 발언과 행동은 민심이 돌아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온 한 장관을 송곳 검증하겠다고 별렀었다. 그러나 한 장관 인사 검증 질의에서 김남국 의원이 '이 모 교수'를 한 장관 딸의 '이모'로 오인하거나, 최강욱 의원이 '한국 쓰리엠'을 한 후보자 딸 이름으로 잘못 파악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이수진 의원은 자신의 질의에 한 장관이 대답하자, "비꼬는 거냐"고 말해 태도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간 계파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최강욱 의원이 성희롱 발언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의 중징계를 받게 되자 처럼회 해체론이 불거졌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 의원 중징계 결정과 관련해 "거짓과 위선, 폭력과 증오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팬덤 정치에 기댄 의원들이 주도한 검수완박은 지방선거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 폭력적 팬덤에 기대 민생을 외면하고 검수완박을 강행해 당 지지율이 10%나 떨어졌다. 이 모든 패인의 중심에 처럼회 의원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처럼회는 계파로 보아선 안 되며, 사적 모임에 대해 해체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는 의견도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의원이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고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법안을 내거나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사적 모임에 대해 비대위원장이 해체하라, 다시 만들라, 할 수 없다.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다만 "그분들이 보인 정치 행위 패턴이나 태도가 당 전체의 이미지를 너무 강성으로 끌고 간 것 아니냐는 평가도 존중한다"고 말했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박 전 위원장에 반발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패배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비대위 구성원들이 선거 과정이나 당의 문제에 대해 남일 말하듯이 발언하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팬덤에 취한 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이라며 "처럼회를 계파정치의 상징이나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본 것이고 지방선거와 대선의 패배를 처럼회로 돌리는 것은 더더욱 황당한 주장"이라고 했다.


한편,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최강욱 의원은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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