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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없이 정치 개입" vs "도움일 뿐" 후원회장 맡은 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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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난 8일 유영하 지지 선언
정치권서 TK '박심(朴心) 영향력' 분석 쏟아져
경쟁 후보들 비판 "전직 대통령 팔이", "朴 '사저 정치' 멈추라"

지난달 24일 오후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후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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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대구시장 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나선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그가 지난달 말 사면돼 대구 사저로 돌아온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씨의 측근인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박씨의 법률대리인으로서 지난 4년 간 소송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문제는 박씨가 유 변호사를 지원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유영하TV'는 '유영하 예비후보 후원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사말'이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 출연한 박씨는 "후원회장을 맡게 된 것은 유 변호사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었다. 유 변호사는 지난 5년 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라며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이 떠나가고 인연을 부정할 때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저의 곁에서 힘든 시간을 참아내며 (저와의) 만남을 차단한다는 모함과 질시를 받았음에도 단 한마디 말없이 비난을 감내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어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하였지만, 못다 한 이러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 변호사의 고향인 이곳 대구에서 유 변호사가 저를 대신하여 이루어 줄 것으로 저는 믿고 있다"라며 유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른바 '박심(朴心)'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다.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 박씨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씨가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유 변호사는 박씨가 정치 개입 의도로 영상에 출연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10일 대구신문과 인터뷰에서 "당연히 정치 안 하신다. 다만 대통령께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간에 정치적인 것이 될 수는 있다. 저도 동영상을 봤지만 사실 저한테 과분하다. 대통령을 지켜본 데 대한 대통령 나름의 안타까운 마음, 그런 마음이 동영상 지지로 나타나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원로로서 현안에 대해 발언했을 뿐 박씨가 추후 창당하거나 정치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박씨 후광 논란'에 대해 "(박씨는) 권세가 없다. 다만 이건 부정 안 한다. 대통령께서 후원회장을 맡아주셨기 때문에 일정 부분 후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적 비판은 제가 감내할 몫"이라고 답했다. 유년시절을 제외하면 대구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유 변호사가 박씨의 후광을 입어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한 답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실력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시정을 앞으로 어떻게 펼쳐나갈지 모르지 않나"라며 "공은 굴려봐야 알고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거다. 시작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겠느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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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대 후보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 출마에 나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의 중흥을 이끌 수장을 선출하는 경선이 이렇게 전개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전직 대통령 팔이, 대통령 당선자 팔이 선거로 변질됐다"고 일침했다. 한민정 정의당 예비후보 또한 같은날 논평을 내고 "박씨는 '사저 정치'를 멈추라"며 "본인이 임기 중 대통령 자격이 박탈됐고 국정농단으로 22년 형량을 선고 받았음을, 그리고 사면받긴 했으나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사면을 부당하게 생각함을 망각하지 마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 또한 박씨가 사적인 친분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22년형,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그가 자숙의 시간 없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특별사면된 박씨는 지난달 24일 퇴원해 대구 사저로 돌아왔다. 반면 박씨의 지지자들은 자신의 측근인 유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였을 뿐이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개입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며 "유 변호사의 출마가 대의민주주의에 적합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유 변호사는 대구 출생이라는 점 외에 대구 주민들과 교감을 했거나 지방자치에 기여했거나 업적을 쌓은 바가 전혀 없다. 누군가의 지지선언을 받아서 출마하는 것이 대구 지방자치 발전과 대의 민주주의에 적합한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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