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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상품성·완성도 겸비한 한국 콘텐츠, 투 트랙으로 사업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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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유도 통한 정책 연착륙 베테랑,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해외행사 재개 대면사업 기대감…中 비즈니스센터 다양한 사업 준비
IP 판매·교류, 제조업 연결 안 돼 지연…전문가 TF구성 대책찾기
R&D 통해 무궁무진한 새 영역 개척 "지원·유통·인재육성 등 앞장"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한 조직관리 경험과 문화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혁신은 물론 콘텐츠산업의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한 조직관리 경험과 문화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혁신은 물론 콘텐츠산업의 세계 시장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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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은 기후적 조건에 따라 생산량과 우수성이 달라진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제작 환경과 유통망이 필수 요건이다. 기틀의 중심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있다. 제작·금융 지원은 물론 유통, 인재 육성, 기술개발, 정책연구 등을 총괄한다.


승승장구하던 콘텐츠산업은 2년 전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대면 수출 길이 막히고 콘서트 등 공연에 차질이 빚어졌다. 온라인 비즈매칭 등 신속한 비대면 전환으로 위기를 넘겼으나 분야별로 불균형이 구조화됐다. 전체 산업을 포괄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기초체력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편으로 치우친 배에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콘진원의 순항을 위해 베테랑이 투입됐다. 지난해 9월 임명된 조현래 원장은 경험 많은 조타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게임산업과장, 미디어정책과장, 저작권정책과장, 콘텐츠정책국장, 관광산업정책관, 종무실장 등을 역임했다.


조 원장은 지난 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콘진원의 운영 구상을 밝혔다. 업계에서 그를 향한 기대감이 번지는 이유는 검증된 역량 때문이다. 업계 이해도가 높고 적시성 있는 정책을 수립해 일찍이 콘진원을 이끌 적임자로 거론돼왔다.


조 원장은 협업 유도를 통해 정책의 연착륙을 견인하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2010년 게임산업 전략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게임산업과장으로 일하면서 각계 전문가 약 여든 명을 불러 모아 게임산업 중장기 세부 실행전략을 마련했다. 산업계 현안에 맞는 대응시스템을 구축해 이른바 ‘참여하는 정책’을 실현했다.

올해 콘진원이 보여줄 색깔이다. 콘진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 트랙으로 현장과 소통하며 안정된 콘텐츠 양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비즈니스센터 여덟 곳과 마케터 두 곳을 중심으로 해외 교류의 접점을 넓혀 한류 경험의 폭도 확대할 예정이다. 조 원장은 "모든 지원과 정책을 콘텐츠와 창작자 중심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콘텐츠 가치 제고와 문화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개선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초대석_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초대석_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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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에도 많은 국내 콘텐츠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2020년 콘텐츠 산업 수출액이 119억2428만 달러(약 14조5356억 원)다. 2019년 102억5388만 달러보다 16.3% 늘었다. 관세청이 발표한 2020년 총수출액이 전년보다 5.5%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무한한 창의성과 스토리텔링을 증명한 창작자들 덕이다. 해외 접근성을 강화해 더 많은 소비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수출상담회 등 비즈매칭을 곧잘 마련해 놀라고 있다. 수년간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해 가능한 일이다. 컨설팅과 교육 역량만 보완한다면 또 다른 기회가 온다고 확신한다. 올해 재개하는 해외 행사 등 대면 사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 국내 콘텐츠에 관심이 없는 외국인조차 그냥 지나치지 못하도록 잘 준비하겠다."


-콘텐츠의 상품성과 완성도에 일관성이 유지돼야 가능한 일인데.

"매너리즘만 피하면 된다. 소비자는 늘 새로운 콘텐츠를 추구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스토리텔링 대부분은 사랑이나 증오로 귀결된다. 비슷한 이야기를 글, 영상, 노래 등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표현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창작자들이 틀에 박힌 방식이나 태도를 반복하진 않을 거다. 눈높이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부터 외면받을 테니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기획·개발하는 창작자들이 많아졌다. 이에 맞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깊이 있는 해외 정보를 제공해 역량의 극대화를 견인하겠다."


-다양한 국가에 수출 활로를 마련했으나 여전히 중국과 교류에선 애를 먹고 있다.

"교류의 장이 다시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재개에 대비해 북경과 심천에 있는 비즈니스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중 실감 콘텐츠 비즈매칭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코리아 콘텐츠 데이’를 열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인 만큼 특별히 신경 쓸 생각이다. 한한령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OTT 전환 등 자구책을 잘 찾아줬다. 결과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의 안목을 얻었으니 전화위복이라 할 만하다. 넓어진 선택지에 맞게 제작·유통 환경을 조성하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현장과 소통하며 하나씩 위험요소를 줄여간다면 중국의 문도 곧 열리지 않을까?"


[아시아초대석]"상품성·완성도 겸비한 한국 콘텐츠, 투 트랙으로 사업영역 확장" 원본보기 아이콘


-해외 교류 확산 차원에서 가장 기대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10월 베트남에서 개최하는 ‘K-콘텐츠 엑스포’와 11월 인도네시아에 마련하는 ‘K-브랜드 해외 홍보관’이다.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비대면으로 축적된 관심이 폭발해 많은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단순히 판매 계약이 많아지기보다 다양한 분야로 교류가 확산하길 기대한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이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더라. 다른 나라보다 대면 전환을 먼저 준비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다. 여느 때보다 계약이나 교류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지적재산(IP) 판매·교류는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검증된 IP일수록 더 그렇다. 메타버스, 실감 콘텐츠 등 새로운 콘텐츠 분야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자주 지적된다.

"단순한 장르 간 이동을 넘어 제조업까지 연결되다 보니 지체되는 듯하다.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근 원내 콘텐츠 IP 태스크포스(TF)를 마련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상호 수요를 확인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각 사업군에서 정의하는 IP의 영역과 기능에 차이가 존재하더라. 그래서 분과별 자문위원회 운영에 이종산업 간 수요에 따른 논의 방식을 적용할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가 합종연횡하는 틀을 만들고 해법을 찾아 연말에 로드맵을 발표하고자 한다."


-연내 개최를 예고한 콘텐츠 IP 박람회에 기대가 크겠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지 않았다. 비전만 ‘콘텐츠 IP의 무한한 확장’으로 정한 상태다. 전시·쇼케이스를 통해 국내 IP의 경쟁력을 알리고, 콘퍼런스·피칭·비즈매칭을 진행해 아시아 최대 글로벌 콘텐츠 IP 종합 비즈니스 박람회로 키울 계획이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IP 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대거 초청해 다각적 교류는 물론 국민적 관심까지 유도하고 싶다."


아시아초대석_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초대석_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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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에서 IP 기근만큼 질적 완성도 문제가 지적되는데.

"그래도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대면 시대가 열려도 비대면 문화는 병행될 테니까. 문제는 수익창출이다. 콘텐츠 사업자나 대기업이 여전히 의문을 가진다. 디스트릭트의 파격적 행보가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여수·강릉에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조성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시행착오에서 생긴 부담을 콘진원이 나눠 짊어졌다. 충분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서도 다르지 않다. 비슷한 여지가 마련된다면 과감하게 투자할 용의가 있다."


-콘텐츠 기업의 새로운 도전에는 충분한 연구개발(R&D)도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부설기구로 출범한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질 듯한데.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개발된 기술은 한 작품에만 쓰이지 않는다. 다른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영역까지 만든다. 콘진원이 2010년 지원한 로커스의 3D 애니메이션 저작·렌더링과 움직임·표정 구현 R&D가 대표적인 예다. 애니메이션 ‘일곱난장이(2010)’ 제작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 ‘레드슈즈(2019)’를 만들어 123개국에서 개봉했다. 지난해에는 가상인간 로지도 제작했고. 문화체육관광기술진흥센터의 밑바탕에는 이런 통합적 사고가 깔려있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활발한 R&D 교류를 유도해 다양한 콘텐츠를 양산하고자 한다. 현재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분야별 워킹그룹을 운영한다. 산학연 전문가와 담당 프로듀서들이 기술 동향 등을 살피고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연내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향과 전략을 도출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상적인 모델 또는 R&D를 생각해본 적 있나.

"2~3년 전 딸과 함께 어느 뮤지컬을 감상한 적이 있다. 공연이 끝나고 딸이 ‘배우의 노래와 MR(노래 부분 없이 반주만 녹음된 음원)에 반 박자 차이가 있었어’라고 하더라. 막귀라서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지적을 하셨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무리 훌륭했어도 전체적인 공연의 질은 떨어졌던 거다. 문득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관람했던 ‘태양의 서커스’가 생각났다. 연기와 무대, 조명, 음향 등의 절묘한 조화를 체감해서였을 것이다. 이제는 공연장도 발전해야 살아남는다. 실감 콘텐츠 등 접목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그 실현 가능성을 높이며 콘텐츠 산업에 이바지하고 싶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약력>

▲1966년생 ▲1991년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1992년 행정고시 합격 ▲2005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2009년 KDI 국제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팀장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관리담당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장 ▲2014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단장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장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대담=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리=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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