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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만에 등기이사직 내려놓는 신춘호 농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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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스낵 '辛의 한수'…국가대표기업 이끌었다
신라면 개발 제품명 손수 챙겨
새우깡 등 스낵도 히트 성공
'식품 보국' 외치며 해외 진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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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이승진 기자]‘라면왕’ 신춘호 농심 회장(92, 사진)이 56년간 지켜온 등기이사직을 내려 놓는다. 5일 농심 은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정정, 이영진 부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임기는 3월16일까지다.


신 회장은 그동안 고령에도 매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로 출근해 경영 현안을 직접 챙겼다. 세부 경영 현안은 세 아들과 전문경영인에게 맡겼지만, 그룹의 전략 방향과 신사업 등 핵심 사안은 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왔다. 이제 망백(望百)의 나이에 이르러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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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창업 1세대

농심 창립 이후 ‘라면’과 ‘스낵’만 고집해온 신 회장의 ‘뚝심경영’은 연매출 2조6000억원, 세계 5위 라면 회사를 일궈냈다. 그는 ‘철학을 가진 쟁이는 행복하다’란 제목의 자서전에서 자신을 "평생 라면을 만들어왔으니 라면쟁이요. 스낵도 만들어왔으니 스낵쟁이라고 스스로 부르기를 좋아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家) 6남4녀 가운데 다섯째다. 형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35세가 되던 1965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라면 뽑는 기계를 들여놓고 라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반부터 위기가 시작됐다. 농심 은 1970년대 초 닭고기 육수 중심의 국내 라면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했다. 신 회장은 닭고기 대신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 ‘소고기라면’으로 승부수를 던져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1982년 ‘너구리’와 ‘육개장 사발면’, 1983년 ‘안성탕면’, 1984년 ‘짜파게티’ 등을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려갔다.


1980년대 중반 신 회장은 매운 맛을 강조한 ‘신라면’ 개발에 나섰다. 신 회장은 매운 맛에 대한 주변 우려에 "신라면의 독특한 매운 맛은 천편일률적인 라면시장에 차별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밀어붙였다. 그는 제품 개발부터 제품명, 포장 디자인까지 손수 챙겼다. 신라면은 출시 3개월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991년부터 27년째 국내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 회장의 도전은 스낵으로 이어졌다. 그는 스낵시장에 뛰어들어 국내 최초 스낵 ‘새우깡’을 만들었다. ‘새우깡’의 성공에 이어 ‘양파깡’ ‘감자깡’ 등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스낵 부문에서도 업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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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보국, 해외매출 1조원

창업 1세대인 신 회장은 ‘식품보국’을 외치며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렸다. 농심 은 지난해 해외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도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지난 6월 미국 뉴욕타임스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에서 신라면블랙이 세계 최고의 라면 1위에 선정됐다.


농심 은 1971년 소고기라면을 미국에 첫 수출하면서 해외 사업에서 발을 뗐다. 외국인 입맛에 맞도록 라면 맛을 바꿔보자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이 끈질기게 미국시장을 공략하며 "한국의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 될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한 덕분이다. 이 같은 신 회장의 뚝심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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