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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원이요? 로또 1등이요" 올해 잘 버티셨나요 [한기자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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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로나 확산…서민 삶 더 팍팍해져
고용시장 얼어붙고 취준생들 '한숨'
복권 판매액 역대 최대 규모

서울 한 편의점 내부에 진열된 로또 용지.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한 편의점 내부에 진열된 로또 용지.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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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말 진심으로 당첨됐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유독 더 힘든 것 같네요. 우울하죠."


올해 초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연일 신규 확진자 1000여명이 넘는 등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 실직자들과 취업해야 하는 20~30대들의 한숨도 여전히 늘고 있다.

팍팍해진 삶 탓에 일확천금 꿈을 꾸며 한 주를 보내며 구입하던 복권(로또)은 이제는 실제 당첨을 바라는 절실함으로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로또를 사는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저마다 개인 빚 청산 등 한숨 섞인 말을 이어갔다. 서울 한 번화가에 있는 로또 판매 가게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가장 큰 걱정은 뭐 돈이죠, 대출을 좀 많이 해놔서 (로또 당첨되면) 이것부터 해결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박 모씨 역시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다"면서 "개인적인 노후 문제는 물론 부모님 건강, 자식들 등록금 등 해결해야 할 곳이 정말 많다"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절망 섞인 한숨도 여전하다. 20대 취준생 최 모씨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취업시장이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힘든데, 취준생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나"라고 토로했다.


2등 당첨자가 나왔음을 알리는 한 복권 판매점에 걸린 현수막.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등 당첨자가 나왔음을 알리는 한 복권 판매점에 걸린 현수막.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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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 경기 나빠질수록 잘 팔려 '불황형 상품'


시민들의 푸념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복권 판매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복권은 경기가 나빠질수록 잘 팔리는 일종의 '불황형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삶이 어려워져 복권 판매액도 증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9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복권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2조62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이는 복권위가 상반기 기준 복권 사업 실적을 공개한 2005년(1조4164억원)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으로 2012년(17.7%) 이후 최고다.


복권 상품별로는 로또가 2조3082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인쇄식 복권 1863억원, 결합식 연금복권 855억원, 전자식 복권 408억원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 인구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일대.사진은 지난 10월.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코로나19 여파로 유동 인구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일대.사진은 지난 10월.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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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본격화…얼어붙은 고용시장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0'을 보면, 지난 5월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및 임금 변화' 조사에서, 일반 국민 가운데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한 임금을 받았다'는 응답은 50.3%였다.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다'는 답변은 26.7%, '일자리를 잃었다'는 14%, '일자리는 잃지 않았지만 무급휴가 상태였다'는 9%였다. 응답자 중 임금근로자가 아닐 경우는 임금근로자로 가정하고 답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올해 2월 이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위축하면서 취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급증했다. 고용 감소가 가장 큰 계층은 여성, 20대 이하, 임시직 근로자였다. 구직급여 수급자는 3월 60만명을 넘어섰다. 6월 이후에는 70만명을 넘어섰다.


경영악화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고용유지조치(휴업, 휴직, 무급휴업·휴직 등)를 실시하는 경우 지원금을 지원함으로써 근로자의 실업 예방 및 생계안정 유지금인 고용유지지원금은 올해 7월 약 39만명에게 지급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4천명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취업에 자신 없어 하는 구직자들은 10명 중 7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신입 구직자 93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취업 자신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2%가 '취업할 자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취업할 자신이 없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단연 '코로나19 사태 후 공고가 많이 줄어서(65.7%)'가 가장 많았다.


서울 한 복권 판매대 옆에 놓인 로또 판매대.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서울 한 복권 판매대 옆에 놓인 로또 판매대.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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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내년에는 경제가 좀 괜찮아지길 기원했다. 매주 토요일이면 로또 가게에 들러 수동과 자동으로 로또 구매를 한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코로나로 올해 다들 힘들지 않았나, 내년에는 코로나도 끝나고 자영업자들도 많이 웃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나와 같은 직장인들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데 취준생들은 정말 힘들 것 같다"면서 "만일 취준생들을 만나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취준생 박 모씨는 "내년에는 취업 시장이 좀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취준생들도 회사에 취업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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