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구라 민석 아니냐" 설민석 강연 논란…"단순 예능" vs "역사 왜곡"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 "일부 오류, 진심 사과"
해당 방송 자문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 씨 '분통'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
'역사 왜곡' 논란 설민석 본인 입장은 아직 없어

역사강사 설민석. 사진=tvN

역사강사 설민석. 사진=tvN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교육 기업 '단꿈교육' 대표 설민석 역사 강사가 방송에서 강연한 이집트 관련 내용이 한 학자로부터 오류가 많다는 비판을 받으며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이 학자는 아예 방송 시청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단순 편집 문제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직접 강의를 한 설 씨는 논란이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나도록 아무런 입장이 없어, 역사 왜곡 논란은 파장이 지속하고 있다.

시청자들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 예능 방송이며 또 편집 문제라는 견해와 설 씨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부에서는 '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구라'를 언급하며 "구라 아니냐", "구라 민석이다"라는 격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설 씨의 강연 역사 왜곡 논란은 지난 19일 발생했다. tvN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콘셉트로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난 방송은 19일 방송한 이집트 편이다. 방송 직후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 씨는 해당 방송 내용에 대해 수많은 오류를 지적했다. 곽 씨는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했다. 또한 해당 방송편에 자문 역할을 했다.

곽 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실관계가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설 씨 강의 내용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곽 씨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역사 강사 설민석 씨가 이집트 관련 역사를 강연하고 있다. 사진=tvN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캡처

역사 강사 설민석 씨가 이집트 관련 역사를 강연하고 있다. 사진=tvN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또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며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욘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고 했다.


역사 예능이라는 상황에 대해서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른바 역사적 사실을 이해를 돕기 위해 알기 쉽게 풀어가는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강연 스타일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며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고도 지적했다.


곽 씨는 또 해당 방송편에 자문을 했었다며 자신의 자문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곽 씨는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논란이 지속하자 제작진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단순 방송 편집에서 비롯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방대한 이야기의 세계사를 다루다 보니 한 편 당 평균 총 4~5시간 녹화를 하고 있다"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결과물을 송출했다. 이에 불편하셨을 모든 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역사 강사 설민석 씨가 이집트 관련 역사를 강연하고 있다. 사진=tvN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캡처

역사 강사 설민석 씨가 이집트 관련 역사를 강연하고 있다. 사진=tvN 역사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제작진의 사과와 별도로 직접 강의를 맡은 설 씨가 이 논란에 견해를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설 씨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단순 편집으로 기인한 일종의 오해로 역사 왜곡 논란을 정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평소 설 씨가 출연하는 방송을 자주 보고 있다고 밝힌 한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 2014년 7월 개봉한 영화 '명량'을 보고 설민석 강사의 팬이 되었다"면서 "영화와 연관한 역사 강의는 정말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역사 왜곡 논란으로 그의 다른 강의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나 같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직접 이번 사태에 처지를 밝히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설민석 강사는 방송 출연도 활발하게 하고 대중 영향력도 있는 분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아직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 시청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 처지에서도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하루빨리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구라 풀기, '구라 민석'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역사 강사 설민석 씨. 사진 중 해당 문구는 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역사 강사 설민석 씨. 사진 중 해당 문구는 이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단순 역사 예능 방송에 불과해 방송사 해명 그대로 편집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20대 대학생 김 모씨는 "역사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동의는 하지만, 예능 방송 아닌가"라면서 "방송사 입장 그대로 편집에 좀 문제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은 그냥 예능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0대 회사원 박 모씨는 "조금 과장된 부분에서 지적을 받는 것 같다"면서 "역사라는 것은 결국 후손이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연구하여 입증하는 것인데, 그 입증이 일부 틀리거나 달라질 수 있는 게 역사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해석의 영역이라는 말도 있는데, 절대적으로 틀렸다는 지적은 좀 아닌 것 같다. 방송사 편집 문제도 있지 않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이처럼 이집트 강연 내용에 대한 역사 왜곡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해당사자 설 씨는 관련 논란이 일어난 지 나흘이 지나도록 어떤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설 씨가 대표로 있는 '단꿈교육'에 관련 입장을 요청했지만 어떤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