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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며 살겠다"던 조두순 뒷짐진 채 고개 숙여(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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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관용차 탑승 후 교도소 빠져나와
분노한 시민들, 계란 던지고 관용차 추격

안산 보호관찰소 도착 뒤 담담한 발걸음
신고 마친 이후 취재진 앞에서 '묵묵부답'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박준이 기자]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이 12일 석방됐다. 그는 서울남부교도소에서 관용차량에 탑승한 뒤 약 40여 분간 정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6시46분께 교도소를 빠져나왔다. 앞서 조두순은 출소하기 전 교정기관에서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보호관찰관은 통신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전자장치 체결 상태를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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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형하라" 추격전 벌어진 출소길

이날 조두순이 출소한 서울남부교도소 앞에는 전날부터 보수단체 회원 등 수십 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조두순을 거세하라' ‘조두순은 지옥으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출소를 막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 곳곳에선 온라인을 통해 출소 장면을 생중계하는 유튜버, VJ 수십 명이 눈에 띄었다.

전날 밤 10시부터 교도소 정문 앞에서 대기했다는 윤지현(25)씨는 “역사적 순간을 직접 보려고 어젯밤부터 밤샘했다”며 “악질적 범죄자가 무방비 상태로 사회 밖으로 풀려나서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교도소 입구 도로를 따라 500m가량의 펜스를 설치하고 3개 기동대 150명을 투입해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했다. 현장에서는 교도소 앞으로 가까이 붙으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 간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수칙을 전달했다. 그러나 출소 현장을 보기 위해 몰린 수십 명의 시민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대부분 2m 간격을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 경찰의 지시에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잘 쓰고 있는데 왜 그러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법무부가 공지한 출소 예상 시간인 6시에 가까워지자 취재진과 시민들이 점점 더 몰리면서 교도소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조두순이 탑승한 관용차량이 교도소 정문을 빠져나가자 그의 출소를 기다리고 있던 수십 명의 보수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관용차를 따라붙으며 추격했다. 일부 시민들이 관용차를 향해 계란을 던지며 “조두순 사형”을 외쳤다. 몇몇은 그 자리에서 택시를 타고 관용차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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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싶어"

조두순은 교도소를 나와 거주지 관할 안산 보호관찰소로 이동했다. 보호관찰소에는 오전 7시45분께 도착했다. 그는 취재진을 피해 차량에서 내려달라는 보호관찰관 만류에도 취재진이 대기하는 방향으로 하차했다. "죄책감은 없느냐" 등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마스크로 가려져 표정은 알 수 없었으나 걸음걸이가 담담했다. 그는 이 곳에서 개시 신고서 등 서면 접수와 준수사항 고지, 시스템 입령 등 법령에 규정된 절차를 진행했다. 해당 절차는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조두순은 신고 과정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은 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보호관찰관이 만류했다고 한다. 조두순은 신고 절차를 마치고 보호관찰소에서 뒷짐을 진 채 나왔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뒤 관용차에 다시 탑승했다.


보호관찰소 주변에도 보수단체 회원들을 포함한 시민 수십 명이 모였다. "조두순을 사형하라", "조두순 자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두순 출소를 규탄하는 이가 대다수였다. 상의를 탈의한 뒤 "나도 조두순처럼 팔굽혀펴기 1000개를 할 수 있다"며 "그를 죽이겠다"고 하는 시민도 있었다. 경찰은 보호관찰소 주변으로도 4개 기동대 120명을 투입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조두순은 자신의 집에 갈 때도 보호관찰관과 함께 이동했다. 귀가 이후 보호관찰관은 주소지 내에 재택 감독 장치를 설치한다. 조두순은 향후 7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에서 전담 보호관찰관으로부터 24시간 1대1 밀착감시를 받게 된다.


한편 법원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조두순에게 일정량 이상의 음주 금지, 심야 시간대 외출 제한 등 특별준수 사항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두순과 아내의 거주지 출입구가 보이는 곳에 방범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주거지 인근에 방범용 CCTV 15대도 추가로 설치했다.


안산시는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조두순 거주지 주변 30곳의 야간 조명 밝기를 높이고,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 등 12명을 24시간 순찰조로 투입할 계획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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