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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600℃ 유리물이 주르륵…파유리는 최대 점보유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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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라스 군산 공장 가보니
규격 제품 두 배 크기 판유리 눈길
연료 혼합부터 생산까지 스마트 자동화·친환경 설비 구축 돋보여
1300억 투자 결정…스마트 공장 목표

한글라스 군산공장은 국내 최대 크기 판유리(3658x6096㎜)를 생산하는 제조기지로, 코팅유리 또한 연간 1000만㎡를 생산해 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한다. 사진 = 한글라스 제공

한글라스 군산공장은 국내 최대 크기 판유리(3658x6096㎜)를 생산하는 제조기지로, 코팅유리 또한 연간 1000만㎡를 생산해 국내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한다. 사진 = 한글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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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유리제조업체 한글라스 공장. 지난 9일 찾은 한글라스 군산공장의 길이 60m 짜리 용광로에서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규사(모래)와 백운석 등이 유리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1600도 온도로 용융된 유리물을 녹은 주석 위 수평으로 흘려보내는 '플로트 공법'으로 판유리를 제조하는 이곳은 국내 최대 크기의 점보사이즈(3658x6096㎜) 유리를 생산한다.


기존 제품 규격의 두 배 크기의 판유리를 생산하는 배경에 대해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나용신 부장은 "큰 원판을 생산하면 절단 시 버리는 유리의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산공장은 원판유리를 생산하는 플로트라인과 로이(Low-Emissivity)유리를 생산하는 코팅라인, 복층유리를 생산하는 가공라인 등 3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플로트라인 내부는 불가마보다 더 뜨거운 온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흘렀다. 생산라인을 관리하는 근로자 수는 10명 이내로 스마트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로(爐)에 들어가는 연료 혼합부터 운반과 투입, 제품 생산까지 관리하고 있다. 한글라스는 용광로 가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환경 유해가스 제거 설비와 전국 지점을 통해 수거한 파유리(유리원료로 재이용되는 파쇄유리)를 선별한 뒤 재활용하는 시스템 운영으로 친환경 공정을 도입했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용광로를 보고 기자가 사진 촬영이 되느냐 묻자 보안 사항이라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 부장은 "융용로에서 유리물이 생산되는 공정은 유리 제조의 핵심 기술이 결집된 현장이라 외부 노출이 안 되는 현장이다"고 덧붙였다.


1957년 인천공장을 설립하고 전후 첫 판유리 생산에 성공한 한글라스는 국내 최초 유리회사로 줄곧 시장 선두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저가 중국산 유리가 대거 수입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위기를 맞았다.

체질개선에 나선 한글라스가 주목한 것은 코팅유리ㆍ특수유리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었다. 2016년 55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 코팅유리 가공라인을 구축한 한글라스는 판유리 생산과 코팅유리 가공작업을 군산공장에서 동시에 진행해 효율을 높였다고 나 부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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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트라인에서 생산된 판유리 중 육안으로도 식별이 어려운 결함을 기계가 발견해 즉시 해당 부분을 절단하는 공정.

연간 1000만㎡ 코팅유리 생산…저가 중국산 위협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위기 극복

플로트라인 바로 옆에 자리한 코팅라인은 로이유리 등 코팅유리를 가공하는 곳으로 연간 1000만㎡의 제품을 생산한다. 로이유리는 건축용 판유리 표면에 은(Ag) 등 금속 및 금속산화물로 구성된 얇은 막을 여러 번 코팅한 제품으로 일반 판유리보다 단열 등 에너지 절감 효과가 40%가량 우수해 건설 현장 등에서 수요가 높다.


생산된 판유리가 코팅라인으로 오자 우주 공간과 비슷한 진공 상태의 챔버 내부로 들어갔다. 이때 고압 전기가 흐르면 플라스마(plasma) 현상을 통해 은 파편이 유리에 안착해 코팅된다. 유병호 한글라스 기술연구소장은 "코팅은 여러 층으로 올라가지만, 두께는 10나노미터로 머리카락의 1만분의 1보다 얇다"며 "이때 은 파편이 고르게 판유리로 증착되게 만드는 게 로이유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챔버 안에 들어간 은만 1억원 어치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 공정을 거쳐 나온 로이유리는 실내에선 발견하기 힘든 결함을 찾기 위해 밖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한 검사실의 인공하늘구역에서 검수작업을 거친 뒤 각 지점과 현장으로 출고된다.


제품 다각화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 한글라스는 주력 제품인 건축용 로이유리 외에도 전기변색유리, 스마트윈도우 등 반제품이 아닌 다양한 솔루션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생산라인 맞은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는 최근 혼수가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맞춤형 냉장고 표면의 터치글래스와 외벽 시공 시 스크린 기능을 갖춘 미디어파사드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유 소장은 "근거리 통신이 연결되는 유리 코팅을 위한 광학설계를 다양하게 테스트해 스마트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건축용 로이유리의 기능향상과 함께 창호 기능까지 갖춘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군산 공장에 1300억원 투자를 결정한 한글라스는 자원관리시스템과 최신 생산제조시스템 도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강훈 생산기술본부장은 "고품질 유리를 안정적으로 생산ㆍ공급하기 위해 신규생산라인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친환경 생산공정을 위한 공해방지설비을 구축해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배출량도 70% 이상 줄이는 등 품질과 환경을 함께 고려한 제품 생산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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