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 참석한 신도들
지역교회 코로나전파
이달들어 주요 2차전파 진원지
절반가량 교회 관련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달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던 신도들이 다시 지역 교회를 방문해 감염을 일으키면서 코로나19 2차 확산도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27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집단감염의 절반가량이 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추가 전파(2차 이상)로 인한 확진자 주요 발생 장소로 파악한 곳은 모두 33곳이다. 이중 교회ㆍ기도원이 13곳이며, 광화문 집회와 경복궁역 집회까지 더하면 15곳이다. 확진자의 동선이 겹친 교회 시설은 20개 이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날 오후 인천ㆍ전라남도 광주 등에서는 교회 신도들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는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61명이 나왔고 이 가운데 서구 '주님의교회' 교인 등 교회 확진자만 모두 29명으로 확인됐다. 광주에서도 하루에만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 확진자 28명이 확인됐다. 검사 대상 1401건 가운데 739건 검사 결과만 확인돼 향후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역 감염 사례도 상당수가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독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신앙 생활과 경제적 연대가 복합된 교회 내 구조를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학과 교수는 "중소 교회는 지역 내 사업가, 자영업자, 정치인 등 유력 인사가 모여 사교 활동을 하고 교회는 이들이 낸 십일조와 헌금으로 유지된다"며 "오프라인 예배를 금지하게 되면 지역 중소 교회에서는 이 같은 고리가 끊길 수 있다. 이탓에 쉽게 예배와 각종 모임과 같은 활동을 그만두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대면 예배가 행해지면 찬송가나 통성기도 등을 통해 실내 공간에서 비말이 튀게 되고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기에 소모임이 활발하다 보니 예배 후 식사 등 접촉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이달 초부터 여름철 성경학교, 소모임 관련 활동 등 교회 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감염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교회는 담임목사가 교회 운영을 총괄하기 때문에 담임목사가 코로나19에 대한 민감성이 덜할 경우 안전수칙 등을 어길 수 있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일부 교회는 대면 예배를 이어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주말 시내 교회 3984곳의 집합제한명령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17곳이 대면 예배를 진행해 적발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등록 교인이 아닌 교회 방문자는 감염경로 추적이 어려워 전국 곳곳에서 원인 모를 '깜깜이 집단감염'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라며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중점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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