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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이 왜 부동산에서 나와?

최종수정 2020.08.13 16:26 기사입력 2020.08.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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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별단속 나서
검찰도 투기 등 수사 확대
부동산 정책 불신 여론에
대대적 단속 비판 쏟아져

이달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홍 부총리 옆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배석해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이달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홍 부총리 옆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배석해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조성필 기자] 정부 차원의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수사기관을 동원한 부동산시장 개입에 국민적 반감도 강해지고 있다. 시장경제 논리에 입각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에도 규제와 단속으로 시장을 잡으려 하는 전형적 '처벌 만능주의'가 반영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경찰청은 이달 6일 전격적으로 '부동산시장 교란행위 특별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한 직후였다. 경찰청장이 장관회의에, 그것도 치안행정과 관련 없는 부동산 회의에 배석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가 경찰력을 이용해 부동산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신호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경찰은 즉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관할하는 8개 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특별수사팀 50명을 편성했다. 전국 255개 경찰서도 해당 지역 내 부동산 불법 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집중단속을 전개하기로 했다.


경찰은 ▲거래질서 교란행위(청약통장 매매·분양권 전매·기획부동산 등) ▲불법 중개행위(집값담합 등) ▲재건축·재개발 비리 ▲공공주택 임대비리 ▲전세사기 등 5대 중점단속 대상을 선정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모든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21일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기획부동산 및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의 불법 행위 ▲개발제한구역, 농지 무허가 개발행위 ▲차명거래행위 ▲불법 부동산 중개행위 ▲조세 포탈행위 등을 수사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대검 관계자는 "해당 지시가 공문으로 하달돼 관할 지역 실정에 맞게 유관기관과 협력해 관련 범죄를 단속·수사하도록 일선 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수사 지휘 범위를 확대하고, 부동산 불법 투기 사범에 대한 공판에서도 이전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문제에 수사기관까지 적극적으로 동원된 데 대한 반발도 상당하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부의 정책적 실패가 불러온 '부동산 참사'를 개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이란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최대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서는 "열심히 돈 모아 재산 늘리는 사람을 조폭과 똑같이 보는 것" "수많은 실수요를 투기로 보는 거 자체가 헛다리" "청와대 비서진부터 잡아야겠다" 등 분노에 찬 글이 쇄도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이례적인 것만은 아니다. 2018년 서울지방경찰청은 아파트 불법 전매를 주도한 청약통장 작업책과 불법 전매자 등 1090명을 대거 적발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불법 전매와 부정 청약에 가담한 브로커와 위조 전문가, 돈을 받고 청약통장을 넘긴 판매자 등 45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그러나 문제는 단속의 시점과 수위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검경을 동원해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건, 결국 정책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관된 법 집행이라기보다는 정권의 관심사·시의에 편승한 모습으로 여겨진다"며 "투기꾼에 의한 시장 교란 행위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국가 형벌권이 부동산시장 교란에 나선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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