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미 민주당 대선 경선 하차
같은 진보 진영 샌더스 지지 의사 밝히지 않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슈퍼화요일' 경선 이후 마이크 블룸버그에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하차했다.
워런의 낙마로 민주당 경선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다만 '금융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워런 의원이 두 명의 후보중 누구를 지지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아 비슷한 색깔의 샌더스와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런 의원은 5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되기 위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참모들에게) 발표했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장관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선 시작 이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특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에서조차 3위에 그쳐 더 이상 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클린턴은 워런의 하차 발표 직후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했지만 유권자들은 여전히 무의식중에 여성후보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런의 하차가 샌더스 의원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의 경선 포기가 바이든을 중심로 한 중도 진영을 견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워런 의원은 남은 경선 주자 중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중도진영의 블룸버그,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사퇴하며 즉시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것과 비교된다.
공약의 공통분모를 따지면 워런이 샌더스 의원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워런이 선택을 미룬 것은 샌더스와 갈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 여성대통령 시기상조 발언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샌더스가 워런에게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발언했다는 보도에 대해 양측이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워런은 사실이라는 반면, 샌더스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를 거치며 상승세를 이어온 샌더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슈퍼화요일 경선 패배로 바이든에게 대의원 확보에서 밀린 상황이다. 당연히 워런의 지지가 필요하다. 샌더스는 워런의 경선 하차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워런은 부자증세 등 평범하지 않은 공약으로 경선전을 이어왔다"며 두 사람의 생각이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USA투데이는 "워런 지지 표가 샌더스의 것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과 샌더스가 워런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포카혼타스' 워런의 하차는 3일이나 늦었다"면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세를 꺾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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