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발생 46일만에 확진자 6천명 넘어서
이사 앞둔 시민들 "집에 여러사람 드나들어 불안" 토로
이삿짐센터 측 "작업 시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정제 사용"
전문가 "사회적 거리 두기 필요…이제는 개인이 방역 주체"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요즘 코로나 때문에 워낙 난리잖아요. 취소는 못 하겠지만 걱정은 되죠."
직장인 A(29) 씨는 이달 경기도 성남시에서 서울시 송파구로 이사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집 계약도 끝냈고 일주일 뒤면 이삿날"이라면서 "이사 예정인 아파트 인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출이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 여행이나 약속도 아니고, 이사를 취소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이삿짐센터에 미리 연락해 위생 관리를 부탁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서 확산하면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국내 발생 46일만인 5일 6000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선 지 불과 이틀만이다.
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기준 확진자 196명이 추가 발생해 총 확진자 수는 6284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 등은 시민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외출 자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당부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반 시민들은 보건용 마스크 사용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사를 앞둔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사 과정서 지역을 이동하기도 하고, 이삿짐센터 관계자 등과 접촉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사를 계획 중인 시민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자택의 계약 기간 만료 등의 이유로 이사를 취소할 수도 없다면서도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원룸 계약이 끝나가 최근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직장인 B(25) 씨는 "(집주인이) 집을 내놨으니 사람들이 집을 보러오지 않나. 현재 감염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런 이사 과정에서 감염될까 무섭다"면서 "마찬가지로 제가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B 씨는 "부동산 아저씨도 요즘 사람이 줄었다고 하시더라. 당장 이번 달이나 다음 달 이사는 아니라서 다행이긴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나"라면서 "빨리 사태가 진정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지역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이사업체를 부르는 것도, 짐을 밖으로 꺼냈다가 도로 집 안으로 들이는 과정도 찜찜하다. 근로자 중 외국인이나 외국 방문한 사람은 없는지 걱정된다", "확진자 나온 지역이라 이사를 미뤘다", "이사 예정이었는데 아이들도 있어 이사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새롭게 이사 오는 주민들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력이 있거나 외국인이 있을 경우, 이사 과정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이삿짐센터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본사에서 작업 시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정제 사용 지침을 배포했다"며 "현재 대부분 대리점에서 해당 지침에 따라 작업을 진행해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접촉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이 되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이 거리를 떨어뜨리는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이제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방역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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