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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없어 확진자 30%는 집에"…대구, 의료대응 삼중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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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정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광역시가 27일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확진자 1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8일 이 지역에서 영남권 첫 환자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신규 환자가 일 평균 100여명씩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역 내 의료분야의 대응 체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의 추가확보가 여의치 않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30%는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다.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다. 여기에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의 치료 문제,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와 연관된 수천 명의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까지 겹치면서 세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신천지 대구교인 등 밤새 307명 확진
전국 확진자 63.8% 대구서 나와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구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17명이다. 국내 전체 환자(1595명)의 63.8%가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규 환자 수는 지난 22일 83명을 시작으로 매일 100명 안팎으로 증가하더니 전날 오후 4시부터 밤 사이에만 307명이 늘었다. 방역당국이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9300여명 가운데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다고 신고한 이들을 중심으로 전날까지 집중 진단검사를 실시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측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모두 1848명으로 이 중 83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당국 공식 집계에 모두 반영되지 않아서 이날 오후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만 114명이 발생한 경북 지역은 신규 환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2일 117명이 나왔으나 이후 일 평균 두 자릿수로 떨어졌고, 밤 사이에는 4명만 늘어 대구와는 대조를 이뤘다. 경북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21명이다.


국가지정병상 확보 초비상, 현재 1013개
확진자 30%는 입원 대기…민간은 수용 꺼려
자가격리 중 사망자도 발생

대구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확진자들의 격리치료를 위해 대구지역에 운영 중인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수는 모두 1013개다. 현재까지 447명이 입원 조치됐다. 이날 중 대구의료원(49병상)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70병상), 영남대병원(73병상), 대구가톨릭대병원(75병상) 등에 100여명이 추가로 입원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대구 확진자의 절반은 당장 입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병상을 마련하려면 다른 기저질환으로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옮겨야 하고, 앰뷸런스를 소독하는 등 이송과정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다보니 격리 환자를 빠른 시간 안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국가지정병원 관계자는 "지역 내 확진자의 30% 정도는 입원병상을 기다리느라 자가격리 중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300여명이 입원일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민간병원 병상을 활용하면 좀 더 여유가 생길 수 있지만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꺼리는 분위기라 '국가병상'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구에서는 이날 오전 국내 13번째 사망자도 나왔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전수조사 대상자인 74세 남성이다. 그는 지난 24일 이동검진팀을 통해 코로나19 신속 검사를 진행하고 다음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병상 부족으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오전 9시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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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난 지역 내 기저질환자…중환자 타병원 이송 중 사망 문제도
"신천지 대구교인 1만명 중 무더기 확진 땐 대응 마비"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중앙재난대책본부와 함께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군대구병원에 병상 300개를 확보하기 위한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도 문제점은 있다. 대구 지역 의료 관계자는 "의료진과 병상 확보가 코로나19 대응을 중심으로 가다보니 다른 기저질환으로 입원했던 중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등 추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망자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아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대구 지역 내 가장 큰 불안감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의 급증이다. 국가지정병원 한 관계자는 "신천지 교인 중 감기를 비롯해 증상이 의심된다고 신고했던 이들의 8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구 지역 신도만 1만명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무더기 환자가 발생한다면 그때는 의료체계 대응이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신천지 대구교인 유증상자 가운데 확진자를 뺀 음성은 133명이었다. 나머지 832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추가로 검진 대기 중인 신도는 7446명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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