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1.3평 택시안 '코로나 공포'…기사도 승객도 두렵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바이러스 확진자 5명 이용사실 알려지며 이용자 급감
좁은 공간 같은 공기 호흡
시트·손잡이 등에 묻은 비말 통해 전파 우려도
택시 통한 확진자 없지만 방역은 기사책임 넘겨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이어진 10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앞 택시승강장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이어진 10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앞 택시승강장에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기사님은 손님이, 손님은 기사님이 무섭다. 4.29㎡(약 1.3평) 남짓 공간을 공유하는 택시 안,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기사와 승객 사이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지 않나 두려움이 앞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공포에 '시민의 발' 택시 이용도 급감하고 있다. 좁은 공간인 탓에 전염 우려가 크지만, 택시 속 안전은 기사들의 책임에만 떠넘겨져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2월 둘째주 평일(2월3일~7일) 평균 택시 수입은 확진자가 나오기전인 1월 셋째주(13일~17일)와 비교해 9~10% 정도가 감소했다. 주말의 경우에는 15%까지 감소폭이 커진다. 같은 기간 택시 운행 대수는 2~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포항 등 일부 지자체들도 택시이용객이 15~35%까지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루에만 수십명이 타고 내리며, 좁은 공간에서 기사와 승객이 상당시간 같은 공기를 호흡 하는 택시 안. 차량 시트나 문 손잡이, 유리창 등 다수의 사람들이 접촉할 여지가 많은 게 택시다. 보건 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2번, 4번, 12번, 17번, 27번째 확진자가 격리 치료 이전에 택시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산의 주요 경로로 꼽히는 비말(재채기ㆍ기침 등을 할 때 나오는 침방울)에 의한 감염 우려가 크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좁고 밀폐된 공간인 택시에 감염자가 탔을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문 손잡이를 여러 사람이 계속 여닫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접촉으로 인한 감염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택시를 통한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두려움을 안고 운전대를 잡는다. 태국ㆍ싱가포르 등에서는 택시기사들을 중심으로 2차 감염사례가 나온 이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택시기사 이모(63)씨는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하고 여러 손님을 만나는데 신종 코로나 걱정이 앞서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며 "장시간 마스크를 쓰고 운전하고 있어 불편도 하고 운전에 지장도 있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으면 손님의 눈초리가 따가운 것 같아 곤욕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택시기사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거나 손소독제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사실 택시 방역은 기사의 몫에 맡겨진 상황이다. 임봉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은 "일부 사업주나 지자체들이 제공하는 물품마저 태부족인 상태"라며 "나라가 떠들썩하지만 정작 가장 깨끗해야 할 택시는 기사들에게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결국 안전은 기사와 승객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천 교수는 "특히 플라스틱 소재로 된 경우 바이러스가 최장 9일까지 생존한다는 연구가 있다"며 "승객은 택시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손소독제로 손이 닿는 부분을 소독하는 식으로 감염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