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시장을 뒤흔든 바이오]②젬백스, 췌장암 치료제에 울고 웃고

최종수정 2020.01.22 16:31 기사입력 2020.01.22 14:32

댓글쓰기

젬백스&카엘, 2008년 노르웨이 항암 백신 기업 젬백스 인수 후 바이오기업 전환
췌장암 신약 성공 기대감…인수한 지 3년도 안 돼 시가총액 1조원 돌파

코스닥 시장에서 2015년부터 바이오 업종 시가총액 비중이 비약적으로 커졌다. 바이오 열풍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상장사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가 급등을 틈타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일부 바이오 상장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1개의 신약후보물질 임상 결과가 3~4개 상장사 주가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신약 임상결과가 잇달아 공개되면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신흥 바이오 그룹의 성장 스토리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젬백스 &카엘(이하 젬백스)은 과거에도 파이프라인 'GV1001'로 부각됐던 업체다. 신약 후보물질이 췌장암 임상 3상까지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임상의 결말은 아름답지 않았다.


[시장을 뒤흔든 바이오]②젬백스, 췌장암 치료제에 울고 웃고


◆췌장암 임상 3상 진행에 시가총액 1조 돌파


젬백스의 최초 사명은 카엘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코팅 레진(Coating Resin), 필터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목적으로 1998년 3월10일 설립됐다. 코스닥에는 2005년 6월에 상장됐다. 2009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됐다.


상장 후 3년이 지난 후인 2008년 5월 젬백스의 최대주주는 이후근 외 1인에서 김상재 현 젬백스 그룹 회장으로 변경된다. 2009년 1월 젬백스의 최대주주는 통영구일칠(2013년 4월 젬앤컴퍼니로 사명변경)로 바뀌는데 이곳은 김상재 회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비상장 법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젬백스의 최대주주는 젬앤컴퍼니로 11.7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김 회장도 3.41%를 보유했다.

젬백스는 2008년 10월 카엘젬백스라는 항암백신 기술개발 및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계열회사를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신약개발 분야에 진입한다. 특히 카엘젬백스는 당시 노르웨이 항암백신 개발 전문 회사 젬백스 지분 100%를 Pharmexa AS(현 Affitech)로부터 1000만 달러에 인수하게 된다. 젬백스는 GV1001이라는 췌장암, 간암, 폐암 치료용 항암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상재 회장이 젬백스를 인수하게 된 계기는 아직도 회자가 되기도 한다. 김 회장이 간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수소문을 하던 중 항암백신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바이오 사업이 전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젬백스의 2011년부터 2013년 5월까지의 주가 흐름표.
사진=대신증권 HTS 캡쳐

젬백스의 2011년부터 2013년 5월까지의 주가 흐름표. 사진=대신증권 HTS 캡쳐


이렇게 젬백스가 인수한 카엘젬백스의 GV1001은 이미 임상 1, 2상을 완료한 상태로 임상 3상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젬백스의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췌장암의 경우 Affitech가 주도해 영국 리버풀 대학, 로얄리버풀, 브로드그린대학병원 NHS Trust와 '공급, 연구개발계약'을 체결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기타 암에 대해서는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보고서 제출일 현재 임상 진행 상황은 췌장암의 경우 영국 53개 병원에서, 999명(90%)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환자모집은 올해 내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젬백스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을 당시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2008년 10월초 젬백스의 주가는 3480원이었으며 그해 11월28일은 2260원, 12월30일에도 2530원을 기록하는 등 바이오사업에 진입한 후 오히려 하락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젬백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특히 2011년 4월에는 영국 BBC 방송이 젬백스의 항암백신 기술을 보도했고 같은 해 5월에는 미국의 임상 학술지가 흑색종에 대한 임상 1/2상 결과를 게재했다. 또 6월에는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종료됐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의 사모투자사 SIG가 3000만 달러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등 연일 호재가 나왔다. 2009년 1월 2000원대이던 주가는 2011년 8월 4만8000원을 넘어서면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바이오 회사를 인수한 후 3년이 안 된 시점이었다. 이후에도 젬백스의 주가는 2013년 4월 5만200원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2013년 5월까지 젬백스의 주가는 3만~4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임상 실패 후 4일 연속 하한가 기록

젬백스의 2013년 6월부터 2015년까지의 주가 흐름표.
사진=대신증권 HTS 캡쳐

젬백스의 2013년 6월부터 2015년까지의 주가 흐름표. 사진=대신증권 HTS 캡쳐


하지만 결국 젬백스의 췌장암 임상은 실패로 끝났다. 젬백스는 2013년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로부터 'TeloVAc(췌장암 3상)' 임상 결과와 항암소염제에 대한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연구 책임자인 로열리버풀대학병원의 존 네오톨레머스 교수는 "비록 항암화학요법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생존율 향상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백신에 대한 큰 부작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임상 결과에 젬백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013년 6월3일 3만7700원이었던 젬백스의 주가는 바로 다음 날인 4일 3만2050원으로 급락하는 등 4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6월10일 주가는 1만9750원이었다. 특히 6월25일에는 1만640원까지 밀리기도 하는 등 속수무책으로 하락했다.



2015년 5월 초까지 젬백스의 주가는 1만5000~2만원 근처에 머물렀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요인은 신약과 관련된 것이 아닌 중국발 이슈였다. 당시 젬백스는 중국의 화련신광브랜드운영관리(천진) 유한공사와 합작법인인 화련젬백스를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젬백스는 중국 전역의 '화련' 상호를 사용하는 모든 백화점, 슈퍼마켓, 온라인몰에 젬백스 계열의 제약·바이오 제품, 화장품, 건강식품 등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5월4일 1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같은 해 7월3일 4만37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화려하게 젬백스의 주가를 올린 화련젬백스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2016년 화련젬백스는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7년 1900만원, 2018년에도 18억1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젬백스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 젬백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2상 임상시험 계획(IND)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2016년 2월 중국 구주통의약그룹유한공사와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알츠하이머 임상 2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부진한 주가가 이어졌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