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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한계" 좌절했던 그, 이국종 교수는 결국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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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의료원장 욕설논란
지난해 국정감사서 "병원, 예산 제대로 안쓴다" 발언후 갈등 불거져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해 10월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해 10월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19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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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병원 쪽에서 압박이 더 심해졌다. 다음 달이면 (병원에서)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간 크고 작은 일로 싸우기도 하고 버텨왔는데 이 정도가 우리 사회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체념한 듯 털어놨다. 지난해 10월 아시아경제가 주최한 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마친 후 서둘러 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였다.


그보다 2주가량 앞서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교수는 병원 측이 간호 인력을 증원하기 위해 받은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는 등 외상센터 운영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는 "(병원이) 정부가 준 예산을 떼어먹고, 환자를 받을 병상을 안 주고 고의적으로 진료 행위를 방해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14일 이 교수에게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욕설을 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수년째 지속돼왔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성남ㆍ과천 등 경기 남부권의 중증 외상 환자를 받아 치료하는 곳으로 응급환자가 많다. 이 교수는 평소 "중증 외상 환자가 그나마 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기라도 하고 죽으면 다행이다. 병원 문턱에도 닿지 못하고 길에서 죽는 이가 다수인 게 현실"이라며 한국의 외상센터 운영 체계의 한계와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본인이 속한 곳이 사립대 병원의 한 조직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병원이 효율성, 수익성을 내세워 외상센터 운영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지적할 때마다 속을 태웠다. 이 교수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우리 선박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널리 알려졌는데 그보다 앞서 2010년 정부의 중증외상센터 설립과 관련한 정책이 삐걱댄 이후 수시로 그만두겠다는 뜻을 안팎으로 내비쳐왔다.


본인이 그만두겠다는 것은 물론 병원에 외상센터가 탐탁지 않다면 센터 운영을 접으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전국 외상센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지난 한 해에만 바이패스(환자 수용 불가)를 60여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사를 넘나드는 응급환자를 받아야 하는 외상센터 특성을 감안하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일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관계자는 "간호간병통합병동 공사로 100개 병상을 닫으면서 전체적으로 병상이 부족한 상황으로 외상센터만 진료를 못하게 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마찰이 쌓이다 지난해 경기도 국감에서 이 교수가 작심하고 발언하면서 갈등은 폭발했다. 이 교수는 국감 당시 "중증 외상 환자를 살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사회의 한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가 지원한 외상센터 간호인력 증원 예산을 병원이 전용해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인 적은 인력만 충원하는 데 그쳤다고 쏘아붙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의 경우 당초 기준보다 28명을 초과해 간호사를 직접 부담하면서 채용해온 터라 이후 추가로 채용한 인원에 대해서만 예산을 지원한 것"이라며 "병원 측에서도 일부 비용을 부담하며 다른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간호인력을 운영했으나 (이 교수와 병원 간) 다소 오해가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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