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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 붕어빵/류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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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이 아파트 단지 포장마차는 백악 해안을 흘러가는 보트피플 같습니다. 희박한 빛으로 떠 있습니다.

흘러간 나라의 문장(紋章)입니다. 비닐 막에 그린 쌍어문 그림이 화석처럼 단순합니다. 아주 낯설지는 않습니다.

지느러미가 노란 물고기 유민들이 타고 있습니다. 몸에 몸 당겨 붙여 참고 있습니다.


[오후 한 詩] 붕어빵/류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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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오자면 아직은 좀 멀었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니 붕어빵도 생각나고 만두와 찐빵도 눈앞에 삼삼하고 군고구마도 문득 먹고 싶고 그렇다. 그렇긴 한데 아파트 단지 입구에 덩그러니 서 있는 붕어빵 포장마차를 보고 있자면 괜히 또 미안하고 짠하고 그렇기도 하다. 우리야 붕어빵 한 봉지 사서 귀가하고 나면 그만이지만 붕어빵 장수는 밤늦도록 '보트피플'처럼 '유민'처럼 찬바람 속을 헤엄치고 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아뿔싸, '우리'라니! 이미 난 나와 저 붕어빵 장수를 아무런 주저 없이 나누고 있었구나. 나 자신이 참담하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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