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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 주력업 '생산성', 금융위기 이후 대폭 후퇴(종합)

최종수정 2019.06.16 09:27 기사입력 2019.06.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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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주력 업종 생산성 증가율, 금융위기 이후 크게 하락해

자동차, 조선은 마이너스…반도체만 나홀로 선방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산업별 생산성 계정 구축' 보고서


韓 수출 주력업 '생산성', 금융위기 이후 대폭 후퇴(종합)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종의 생산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크게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별 생산성 계정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를 대조했을 때, 수출 주력 업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990년대 '노동·자본 투입 주도형 성장'에서 2000년대 '생산성 주도형 성장'을 거쳐 2010년 이후부터 연구개발(R&D)과 업종간 융합이 핵심이 '혁신 주도형 성장'으로 넘어왔다. 정현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력업종 현장에서 혁신성이 떨어지며 생산성도 동반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총요소생산성은 해당 산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노동과 자본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해 부가가치를 어느정도 창출하는지 보여준다. 노동·자본·정부 규제·시장 환경과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지면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도 얻는 이익은 갈수록 줄어든다.


◆자동차ㆍ조선 생산성 마이너스로

보고서를 보면 주력 10대 산업이 포함 '업종별 생산성'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저성장 늪에 빠졌다. 특히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2001~2007년 연평균 4.26%→ 2011~2017년 연평균 -1.01%)과 선박 건조업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제조업'(3.77%→-4.35%)은 마이너스로 후퇴했다.


대표적인 산업군의 생산 효율성이 악화된 주요 배경으로는 혁신 부족과 구조조정 실패, 강성 노조의 폐해 등이 꼽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2017년 기준으로 독일은 자동차 산업에 투입하는 연구개발(R&D) 자금이 50조인 반면 우리나라는 8조원 규모"라며 "공정 혁신성까지 떨어지며 기술력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韓 수출 주력업 '생산성', 금융위기 이후 대폭 후퇴(종합)


그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엔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기술개발 의지도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나눠먹기 관성'에 젖은 것도 생산성이 떨어진 원인"이라고 밝혔다. 조선업 역시 2011년 정점을 찍고 해외 수요 부족에 줄곧 시달렸다. 구조조정까지 더뎌져 생산성이 급락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 들어간 '전자부품 제조업'(8.73%→3.73%)과 휴대폰이 포함된 통신방송장비 제조업(16.60% → 2.54%)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휴대폰의 경우 2010년부터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다음부터 국내 생산 비중이 낮아지면서 생산성이 타격을 입었다. 2010년 이전까지 두각을 못 보였던 중국의 화웨이·샤오미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 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역시 2010년 이후 액정표시장치(LCD) 기술력이 중국에 따라잡히고, 해외로 인력 유출이 유출되며 위기를 맞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정체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까지 중국이 넘보면서 생산성이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그나마 반도체는 나홀로 선방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은 "2010년 반도체 업체 간 치킨게임이 벌어진 이후, 2011년부터 2017년까지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공급해오며 기술 개발도 거듭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며 "현재 반도체 위기 원인은 기업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떨어진 것일 뿐 경쟁력이 밀린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중국 IT기업들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D램 가격이 올해 하반기 추가로 최대 25%까지 더 떨어질 것이란 업계 예상들을 고려하면 반도체도 안전지대는 아닌 셈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일, 제조업 혁신으로 위기 극복


전문가들은 제조업 생산성이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독일이 혁신을 통해 다시 성장 기반을 마련했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독일은 2000년대 중반 중국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미국 제조업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자 이에 대응할 '하이테크' 전략을 짰다. 2006년 시작된 이 전략은 세부 기술분야까지 시장화 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1년 하이테크 실천 계획을 모아 '인더스트리(Industry) 4.0'으로 통합했고, 2014년부터 국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제조업에 IT기술을 적용해 전(全)공정 스마트화를 이루는 게 핵심이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독일은 자국이 경쟁력 우위에 있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 혁신에 집중한다"며 "제조 프로세스를 통합한 뒤 디지털화 해 도요타와 같이 생산성을 혁신하는 걸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유망 산업을 지정하고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유망 산업 열거식ㆍ연구개발(R&D) 지원, 세제 혜택 범위에서 못 벗어난 실정이다. 이런 육성 정책으론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R&D, 세제 지원 등 정량적 정책 과제에 집착하기 보다 산업 경쟁력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 개선, 규제 개혁이 우선 돼야 한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서비스 산업 규제, 포지티브 규제 등을 풀어야 활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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