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밤 하원의 내각불신임 표결 결과가 공개된 이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른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구원투수'로 등판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 보수당의 쿠데타에 이어 야당의 내각 불신임위기까지 아슬아슬하게 돌파했다. '정권교체'라는 눈 앞의 고비는 넘어섰지만 의정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의 '플랜B'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의회 분열도 한층 심화하고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16일(현지시간)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제출한 불신임안을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시켰다. 불과 19표차로 메이 내각이 정권 유지에 성공한 것이다. 전날 의회 승인투표에서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집권 보수당 내 강경브렉시트파와 연정파트너인 민주연합당(DUP)이 정권교체를 피하기 위해 내각을 지지한 것이 승패를 갈랐다.
메이 총리는 성명 발표 직전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독립당(SNP), 웨일스민족당 소속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17일 민주연합당(DUP)을 포함한 다른 의원들과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플랜B 발표 시점인 오는 21일 이전 EU측과도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노동당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실망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큰 차이로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방안은 마땅치 않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는 투표에서 살아남았지만, 영국은 여전히 브렉시트 교착상태에 남아있다"며 "의회는 크게 분열돼 있고, 모두 양보할 여지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평가했다.
약 한달간 두 차례의 불신임투표를 치른 메이 총리의 리더십은 상처입을대로 상처입은 상태다. 미 CNN방송은 "어떻게 이런 난장판 속에서도 메이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며 "믿을만한 대안이 없다. 모든 시도가 정부에게 있어 힘든 투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해 12월에도 집권 보수당 내 강경브렉시트파의 주도로 실시된 당대표 불신임투표에서 신임 200표, 불신임 117표를 받으며 한 차례 고비를 넘어섰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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