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휴대전화 브랜드 인지도 개선 위해 시작
2003년에는 2t 트럭에 밟혀도 작동돼 화제
이건희 회장 직접 유치한 평창올림픽선 구경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였던 국제올림픽위원회(ICO)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기간을 2028년까지로 연장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올림픽 간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32년 남북 공동 올림픽 개최를 추진한다는 입장인데 삼성전자가 개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볼 때 낮았던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끌어올릴 전략이 필요했다. 당시 전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가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전자 분야에선 이미 다른 업체가 후원사로 지정된 상황. 다행히 IOC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일로에 있던 무선통신 사업 부문의 신규 후원사를 물색 중이었다.
이렇게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후원사로서 데뷔전을 치른 삼성전자는 이후 모든 동?하계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올림픽 후원 전략이 성공을 거두며 이후 축구·승마 등 다양한 종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를 추진했다. 불과 5년 만인 2003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3위로 도약하는 쾌거를 이루는데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그때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벨소리만 울린 게 아니라 전화를 받는 건 물론, 거는 것까지 아무 이상 없이 작동됐다. 덕분에 위원은 그날 맡은 업무를 무사히 처리할 수 있었다. 뛰어난 내구성에 감탄한 그는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였던 윤종용 부회장에게 직접 감사 편지를 전했다. 이 에피소드는 당시 여러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삼성 휴대전화의 우수한 품질과 신뢰성이 입증된 계기가 됐다.
2018년 평창올림픽은 삼성에게는 다른 올림픽과 다르게 다가온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개최를 위해 발로 뛰어서 얻은 결과였지만 정작 평창 올림픽 개최에서는 별다른 홍보도 하지 못했다. 2011년 7월 7일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 유치가 확정되자 평소 무뚝뚝하던 이건희 회장이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두번의 고배를 마신 뒤 이 회장의 사면이 전격 결정됐고 18개월간 전 세계를 돌며 IOC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힘들게 개최한 평창올림픽이었지만 정작 올림픽 개최 당시 삼성전자의 올림픽 TV광고나 프로모션 행사도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스포츠 재단에 대한 요구에 응했다가 구속되는 일을 겪으면서, 삼성전자로서는 감히 평창 올림픽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삼성전자에게 일종의 트라우마였다.
한편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국을 두고 남북이 공동유치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당초 스포츠 분야에 대한 후원 중단을 검토했던 데서 힘을 보태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32년 하계올림픽에 관심을 표명한 국가는 독일과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다. 본격적인 유치전은 차차기 올림픽 개최 도시 결정을 위한 총회 투표가 이뤄지는 2025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의 후원 연장은 이를 염두한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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