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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유치]여유-확신-환희..피 말렸던 마지막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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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피 말리는 5시간. 그러나 그 끝은 10년 묵은 체증을 한 방에 날릴 만한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었다.

2011년 7월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7시5분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 이명박 대통령과 조양호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진선 특임대사, 김연아, 문대성 IOC 위원, 토비 도슨, 나승연 대변인 등 프레젠터 8명과 이건희 IOC 위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유치 대표단이 차례로 연단에 올랐다.
'마지막 승부수'가 될 운명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는 순간.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나승연 대변인은 부드러우면서도 집중력 넘치는 화술로 IOC 위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어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지를 약속했고 조양호 위원장은 '준비된 평창'을 강조했다. 김연아와 문대성, 토비 도슨은 선수 시절의 경험과 성장 환경을 곁들이며 올림픽 유산과 선수 중심의 올림픽을 역설했다.

압권은 '새로운 지평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클로징 동영상. 동계스포츠 저개발국 어린이들이 등장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차례로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이들은 '희망' '미래' '스포츠의 긍정적인 힘' '새 친구를 만나는 것'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새로운 지평'의 정의를 내렸다. 동영상이 끝나고 프레젠테이션이 종료되자 IOC 위원들은 박수와 함께 "엑설런트"를 연발했다.
슬며시 승리의 기운이 감돌았다. 비록 PT 도중 영상의 소리와 화면이 일치하지 않는 작은 '사고'도 있었지만 완벽한 분위기 속에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김연아가 발표자로 호명될 때 IOC 위원들 사이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피겨여왕을 열렬히 환영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오후 10시35분. 투표가 시작됐다. 무기명 전자 투표 방식에서 평창에 '7번'이 배당됐다. 럭키 세븐. 좋은 느낌이다. 뮌헨은 6번, 안시는 2번을 받았다. IOC 위원들이 모두 버튼을 누르는 데는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투표 결과를 보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던 IOC 관계자들이 종이에 결과를 적은 뒤 연단 중앙에 있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에게 건넸다. 로게 위원장은 말없이 훑어본 후 마이크를 켰다.

"투표를 종료합니다."

과반수인 48표 이상을 얻은 후보도시가 나왔다는 의미다. 총회장 주변이 시끌시끌했다. 외신은 즉시 "1차 투표에서 끝났다는 건 평창에 좋은 징조"라고 타전했다. 평창유치단도 들썩였다. 2차 투표로 넘어 가면 탈락한 표가 상대 도시로 쏠릴 것이 예상됐기에 1차에서 승리를 확정하고 싶은 터였다. 결전의 순간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던 유치위원과 관계자들이 조금씩 희망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번졌다.

그리고 6일 자정을 넘어 7일 오전 0시20분께. 평창과 뮌헨, 안시 유치 대표단들이 발표장에 모였다. 로게 위원장이 봉투에서 카드를 꺼낸 후 청중을 향해 뒤집어 보였다.

"평창(Pyeongchang)!"

와-! 유치단 전원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환호했다. 서로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지난 두 차례 실패 때 조용히 흘렸던 안타까움과 아쉬움의 눈물이 벅찬 환희의 눈물로 변한 순간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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