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가포르 유명 CEO 대북 제재 대상에 포함하고 지명수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재무부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싱가포르 사업가와 기업, 선박 등을 독자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제재명단에 포함된 싱가포르 유명 기업인 탄위벵을 지명수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2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국적자 1명과 회사 2곳, 선박 2척을 특별지정 제재 대상(SDN)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제제 대상에는 싱가포르 기업인 탄위벵과 그가 운영하는 위티옹과 WT마린, WT마린 소속의 선박 JW주얼 호와 나이멕스 스타 등이 포함됐다.

OFAC는 탄위벵이 2011년부터 지난 몇 년간 북한과 수백만달러 규모의 상품 계약을 맺어오며, 북한의 자금세탁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탄위벵은 대금 지급 대상을 모호하게 하고 관련 조사 등을 피하고자 거래를 분산하는 방식 등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OFAC는 탄위벵은 금융 제재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계좌이체가 안 됐을 때는 최소 1차례 이상 현찰을 북한 사람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탄위벵과 그의 공모자들이 북한을 대신해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이용한 돈세탁을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했다”며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 전 세계 기업들은 이런 유형의 모략에 높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번 제재를 포함해 북한의 독자 제재는 올 들어 9번째라고 소개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사례에서 보듯 북한은 제3국을 이용해 유령회사나, 위장회사 또는 아시아 타 지역의 해운·무역회사를 통해 미국과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FBI로부터 지명수배된 탄위벵은 세계적 회계기업인 언스트영으로부터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되거나 싱가포르 유력지 스트레이트타임스의 유망 CEO로 소개되는 등 싱가포르 안팎에서 이름이 알려진 기업인이다. 탄위벵은 상품거래 사업을 하던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아, 연간 수입이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사업가로 소개됐다.

한편 제재 대상에 포함된 JW주얼호와 나이멕스 스타호는 모두 유조선으로 현재 싱가포르 항구 인근 앞바다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척의 배는 모두 북한이나 한국 등에 입항한 기록은 없고,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싱가포르가 이 선박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