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전국에서 교내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익명의 힘을 빌려 폭로하던 것에서 최근엔 대자보를 붙이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성추행 교사를 교단에서 몰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초 서지현 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촉발돼 중·고등학교로 옮겨 붙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스쿨미투가 다시 불붙고 있다. 교사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목소리는 이달에만 전국 중·고등학교 20여곳에 터져나왔다.
미투에 동참한 이 학교 학생들은 전날 학교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성차별적 언어폭력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미투에 반발한 일부 학생이 포스트잇을 떼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대전의 B여고에선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얼굴만 보고도 몸무게를 맞출 수 있다" "옷 벗으면 수행평가 만점"등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 SNS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학생들은 이같은 사실을 SNS 계속 퍼나르며 교육당국의 감사를 이끌어 냈다.
이처럼 학생들이 SNS, 대자보, 포스트잇 시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성비위 사건에 연류된 교사들의 징계는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5년간 전국 초중고 성비위 교원 징계처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494건의 성비위 발생 건 수중 182건(36.8%)는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비위 교사 132명은 견책·감봉 등 가벼운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에 학생들은 SNS에 전국에서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 명단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 스쿨미투 트위터 운영자는 “복붙(복사·붙여넣기)과 알티(리트윗)로 연대하라”며 명단의 확산을 종용했고 수많은 학생들이 이에 동참했다. 이들은 "교내 선생님들의 성희롱·성추행 발언에 대해 내부적으로 문제를 지적했지만 묻히기 일쑤였다"며 성비위 교사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기 전까진 스쿨미투 확산을 이어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결혼식보다 더 많이 남는대요"…다시 뜨는 중대형...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