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한의협회장 "한약의 급여화 시급"…의료전달체계 개편도 속도내야
"우리나라는 의사들의 독점권이 지나쳐 건강보험 체계 개편이 항상 이들의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의사들의 독점을 깨려면 한방 급여가 확대돼야 한다. 그래야 의료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의 선택권도 넓어지고 건강보험 재정도 좋아진다."
한의협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결사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는 한의달리 문재인 케어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 최 협회장은 "문 케어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1차의료 강화, 의료전달체계 개편, 공공의료 강화 등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가 협상에서 한의협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첩약을 비롯한 한약의 급여화다. 최 협회장은 "전체 공단 급여비용 중 한방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3.65%에 불과하다"면서 "한때 4.4%를 차지했던 비중이 지난해 기준 3.65%로 떨어졌다는 것은 현재 한의계의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마저 한방병원을 제외하면 점유율은 3.16%까지 떨어진다. 현재 한의약은 침ㆍ뜸ㆍ부항과 온냉경락요법 등 한방물리요법을 제외하면 건보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추나요법에 대한 건보 적용이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첩약을 비롯한 한약의 급여화는 의협의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협회장은 "의협은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의 독점권이 지나치게 강화돼 있어 의사가 거부하면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건강보험은 국가가 국내 의료를 구매하는 행위인데 단일 공급자인 의사가 저항하면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구매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 협회장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조금씩 역할을 분담시키거나 겹치는 영역을 만들면 구매선이 다변화되고 더 싸질 것"이라며 "국민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더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사용을 놓고도 한의협과 의협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 협회장은 "한의사는 의사와 마찬가지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기준으로 환자를 진단토록 의료법상 규정돼 있는데 진단 정확도를 높여주는 엑스레이,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법적 모순"이라고 반발했다.
한의원들이 겪고 있는 경영악화도 최 협회장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대목이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은 비단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적용되는 이슈가 아니다"면서 "노동정책의 변화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라는 변수도 수가 협상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협회장은 현재 논의중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한의학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차ㆍ2차ㆍ3차 의료기관의 기능 정립인데 1차 의료에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면 한의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1차 의료의 핵심은 전인적인 진료인데 이는 한의학의 목표"라면서 "이런 부분에 국가가 제도 육성 방안 의지를 갖는다면 국가가 원하는 안전한 의료전달체계 마련에 한의협이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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