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이유로 결혼 포기하는 '비자발적 비혼족'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올해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여성 이모씨(29)는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지만 당분간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 대출까지 10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500건으로 1년 사이 6.1%가 줄었다. 197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혼인 건수가 가장 크게 줄어든 연령대는 남녀 모두 30대 초반. 남성은 10.3%, 여성은 9% 감소했다. 평균 초혼 연령도 남성이 32.9세, 여성이 30.2세로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1.2명,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산율과 직결되는 혼인율 감소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실업률 9.9%에 달하는 역대 최악의 취업난과 대학생 10명 중 3명이 학자금 대출을 보유한 상황에서 결혼을 꿈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853만원 수준이고, 취업 이후에도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12.7%에 달해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의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결혼을 ‘선택’이라고 보는 ‘비혼족’에 ‘비자발적’이란 단어가 붙은 ‘비자발적 비혼족’, 즉 반강제로 비혼족이 된 사람들도 늘고 있다. 비자발적 비혼이란 결혼을 단순히 결혼할 마음이 있지만 못한 ‘미혼’과 달리 경제적인 이유나 결혼 후 예상되는 압박감 등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을 말한다.
비혼족인 직장인 강모씨(32)는 “결혼을 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 결혼을 포기했다”면서 “차라리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삶을 택하니 아등바등 결혼자금은 모을 필요도 없어 오히려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했다.
강유진 총신대 교수는 “비혼족 중에 이유 없이 결혼을 안 하겠다는 사람은 20%에 불과하고 경제적 여건이 미비하다는 이유 등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사람은 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치즈가 피자에서 안 떨어지게 접착제 쓰세요"…'...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