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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록]文 “평양 못 가봤다” 김여정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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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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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 가봤다. 금강산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개성공단도 가봤다. 104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문재인 대통령)
“빠른 시일 내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하면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접견은 오전 11시경 시작돼 1시간 20여분 동안 진행됐고, 오찬 회동은 북한 대표단의 청와대 방명록 작성을 거친 뒤 낮 12시 43분부터 1시 46분까지 63분 동안 이어졌다.
다음은 이 관계자가 공개한 대화 전문.

문 대통령: 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 가봤다. 금강산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개성공단도 가봤다. 104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여정: 빠른 시일 내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문 대통령: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소개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다.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명균 장관: 김영남 위원장이 1928년생이고 2월 4일생이다.

문 대통령: 제 어머니가 1927년생이다. 대통령 된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아흔을 넘기셨는데 뒤늦게 나마 생신 축하한다. 건강 관리 비법이 뭐냐.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라.

김영남: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건재했으면 한다.(웃음)

문 대통령: 저는 등산과 트레킹을 좋아하는데 히말라야 5900미터까지 올라갔다.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 두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저희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 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 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 것을 보면 마음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여정: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김여정 에게) 개막식을 본 소감이 어떠냐.

김여정: 다 마음에 든다. 특히 우리 단일 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다.

문 대통령: 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악수를 했는데 단일팀 공동 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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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 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냐?

문 대통령:그렇다. 그 동생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 (천안 호두과자가 후식으로 나오자) 이 호두과자가 천안 지역 특산 명물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다 천안 역에서 하나씩 사왔다

김영남: 건강식품이고 조선 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임종석 비서실장: 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 반대더라.

김여정: 특사 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웃음)

김영남: 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 식혜(생선에 약간의 소금과 밥을 섞어 숙성 시킨 식품인 '식해'의 북한식 표기)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하더라.

문 대통령: 우리도 식해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해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해를 더 좋아한다

김영남: 남측에서도 도(道) 별로 지방 특색 음식이 있겠죠.

문 대통령: 그렇다. 향토 음식이 다양하게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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