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시설투자비·점주와의 협의 등 숙제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마트24? 아직 한 번도 못 봤는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주력 사업인 이마트24가 당장 간판 바꿔 달기, 인지도 제고에서부터 고전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7월20일자로 편의점 법인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브랜드 론칭 수준으로 공격적인 마케팅ㆍ출점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24 출범 후 석 달 넘게 지나도록 가맹점 60%는 여전히 위드미 이름을 그대로 쓴다.
이마저도 '위드미' 점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마트24로 바꿀 수 없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사 직영점과 가맹점주 동의를 얻은 점포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맹점주가 계속 위드미 이름으로 영업하길 원한다면 바꾸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각 가맹점 간판 교체, 매장 인테리어 변경 등 공사 비용 전반을 부담한다. 다만 본사로부터 공사 비용을 지원받은 가맹점에는 조건이 붙는다. 만약 5년 내 폐점할 시 시설 투자비 반납 명목으로 감가상각을 따져 본사에 일정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당연히 시설 투자를 받지 않으면 토해내야 할 돈도 없어진다.
이마트24는 간판을 바꿔 단 점포들의 매출ㆍ이용객수 증가 등을 홍보하며 개별 가맹점주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각 점포 상황, 가맹점주 입장 등이 제각각이라 당초 목표였던 '연내 전 점포 변경 완료'는 현실적으로 힘들 전망이다.
이달 초 기준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2421개로 국내 편의점 중 CU, GS25, 세븐일레븐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달 말까지 4위였던 미니스톱은 이마트24의 적극적인 출점에 결국 자리를 내줬다. 미니스톱 점포 수는 2418개다. 이마트24가 한 계단 올라서긴 했지만, 선두그룹에는 한참 못 미친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와 GS25의 점포 수는 각각 1만2238개, 1만2199개다. 3위 세븐일레븐(9099개) 점포 수도 이마트24의 4배 가까이 된다.
향후 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 정부 규제 강화 등 편의점 신규 출점을 가로막는 악재가 산적해 있다. 신세계가 향후 3년 간 이마트24에 투자하겠다고 7월 공언한 금액은 3000억원이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적은 액수다. 특히 3000억원 중 상당 부분이 간판 교체ㆍ매장 인테리어비로 조기 소진될 예정이다. GS25가 발표한 리스크 대응ㆍ투자 계획 예산의 규모는 5년 간 9000억원 플러스 알파(+α)에 이른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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