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반기 평균자책 1위…레일리·송승준 6승씩
롯데는 2008~2012년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당시는 타격의 팀이었다. 팀 타율은 항상 1, 2위를 다퉜다. 2010년에만 여덟 개 팀 중 4위였다. 손아섭(29)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홈런을 치고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강력한 타선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투수진이 약했다. 2008~2011년에는 포스트시즌 첫 시리즈로 가을야구를 마쳤다. 2012년에야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1패로 제압, 13년 만의 단기전 승리를 기록했다.
롯데의 팀 타율(0.284)은 열 개 팀 중 6위지만 투수 평균 자책점(4.60)은 LG(4.17)와 두산(4.49)에 이어 3위다. 선발승도 KIA(57승)와 넥센(51승)에 이어 3위(48승). 후반기 평균 자책점(3.96)은 1위다. 브룩스 레일리(29)가 후반기 리그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다승 공동 1위(6승), 평균 자책점 2위(2.88)다.
7월14일 합류한 조시 린드블럼(30)은 예전의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박세웅(22)이 후반기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송승준(37)이 후반기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하며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46)은 박세웅의 체력 회복을 위해 그의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거르며 여유있는 투수 운용을 하고 있다.
마무리 손승락(35)은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전반기 네 개였던 블론 세이브가 후반기 한 개로 줄었다. 8월10일 NC와 경기에서 재비어 스크럭스(30)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은 것이 후반기 유일한 블론세이브인데 당시 3일 연투로 힘이 빠진 상황이었다. 17일 SK와 경기에서 시즌 35세이브를 달성, 김사율(37·현 kt)이 2012년 달성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손승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팬들의 마음 속에 있는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손아섭은 "투수진은 분명히 2012년보다 올해가 더 좋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롯데는 투수진의 힘으로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1992년에도 정규리그 순위는 3위였지만 윤학길(56·현 한화 코치), 고(故) 박동희, 염종석(44) 선발 트로이카를 앞세워 해태, 빙그레를 연파하고 우승했다. 1984년에는 고 최동원이 한국시리즈 4승을 거두며 삼성을 제압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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