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부천-인천 갈등 해소 먼저" 응수
'부천시의 명분 없는 압박' 지적도
김만수 부천시장이 지난 23일 신세계 측에 "30일 내로 신세계백화점 부천점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자"고 최후통보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해당 사실을 전했다.(사진=김 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후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 가운데 기한이 다가왔다. 부천시는 이날까지 토지매매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2년 간의 사업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신세계 측에 청구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4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의 개장 기념 행사 이후 최성 고양시장에게 토이킹덤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원본보기 아이콘부천시 바람처럼 이날 내로 토지매매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우선 신세계는 부천시가 일방적으로 정한 방침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김 시장의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인 24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지자체 간 분쟁, 갈등이 해소돼야만 우리가 들어갈 수(입점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기업 차원에선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전무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보다 오히려 부천시가 더 아쉬운 상황"이라며 "먼저 인천 지역과의 정치·경제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기업만 몰아붙이는 모양새라 소송 명분은 물론 부천시민들에게 설명할 논리도 빈약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사업이 무산되기라도 한다면 향후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어느 사업자가 리스크 많은 부천시에 들어오려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규모 축소까지 해가며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쳐온 신세계는 부천시의 압박에 더 서운할 수밖에 없다. 신세계가 부천에 세우려는 것은 당초 스타필드였다. 신세계는 2015년 6월 부천시 원미구 상동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참여, 그 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고 스타필드 부천 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자 인근 인천시 부평구와 계양구 중소상인들 사이에서 우려와 성토가 터져 나왔다. 스타필드 부천 부지는 행정구역상 부천시에 속하지만 인천 부평ㆍ계양구 상권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입점 예정지 반경 3km 내에 밀집된 부평ㆍ계양구 전통시장, 상점가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백화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부천시와 사업계획 변경 협약을 맺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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