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한국관에 관람객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기술 전시가 아닌 문화와 상품을 접목해 다양한 볼거리와 가상 체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엑스포 주제가 미래 에너지인 탓에 기술이나 장치 등의 실물 전시가 어려워 한국관에는 첨단 영상 및 IT기법이 총동원되었다. 에너지 불모지였던 한국이 단기간에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한 과정을 압축해 보여주는 드로잉 쇼부터 수소자동차와 태양광발전 등을 태블릿PC와 증강현실(AR)기법으로 간접 체험하도록 꾸민 존(Zone)까지 세심하게 관람객을 배려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번에 다른 국가관도 둘러보았는데 우리만큼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켜 큰 주목을 받는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일본 국가관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에너지 산업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부스는 마치 보고서를 쓰듯 시대별로 사진들을 딱딱하게 나열해 놓아 흥미를 끌지 못했다. 반면 독일 국가관은 시소 등 놀이기구와 에너지 스틱을 활용해 참관객의 참여와 신재생 에너지의 균형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전시방법이 돋보여 기술 강국다운 이미지가 느껴졌다.
사실 엑스포의 국가관 운영은 정답이 없다. 엑스포는 주제가 정해져 있지만 국가관 구성은 자유라 내용에 대한 표현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이번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잘 살려나갔으면 한다. 엑스포는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가홍보의 장이다. 엑스포의 주제를 산업 관점에서 폭넓게 접근해 기술, 문화, 상품을 접목시켜 한국을 알리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
엑스포는 주제에 따라 내용은 다르지만 참가국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국가홍보이다. 최선의 국가홍보를 위해 어떻게 국가관을 구성하고 운영하면 좋을지 이번 아스타나 엑스포를 통해 좀더 고민해보면 좋겠다.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산업과 연결 짓는 치밀하고도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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