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팔아야 하는 조정이 아니라 사야 하는 조정"
"전술적 변화가 필요할 때"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코스피 상승 견인차 역할을 해온 ITㆍ반도체 업종에서 외국인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조정일 뿐 코스피의 고점 신호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이날 오전까지 7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매 달 순매수로 일관하던 외국인은 7월 5247억원 순매도로 입장을 바꿨다.
ITㆍ반도체 업종의 조정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 발목을 단단하게 잡고 있다. 2500까지 넘봤던 코스피는 지난달 후반부터 상승세에 힘이 빠지더니 현재는 2400선에 턱걸이한 채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은 후 빠르게 고점을 높인 상황에서 외국인의 ITㆍ반도체 업종 집중 매도가 코스피의 '꼭지'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 수급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에서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원화 강세) 외국인의 국내 주식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꼭지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가격 부담에 따른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어도 대세 하락 전환은 아니라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하반기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도가 더욱 강화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확장세 지속, 국내 기업의 견조한 이익과 주주환원정책, IT 업종 사이클 호황의 지속 등으로 코스피의 상단을 더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ITㆍ반도체 업종 주가가 주춤한 틈을 타 조정 시 매수 전략을 펴거나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전술적 변화를 통해 향후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즉 지금의 상황은 주식을 팔아야 하는 조정이 아니라 사야 하는 조정이라는 얘기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인 IT 업종의 높은 이익률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코스피의 전체적인 조정 대신 업종간 순환매가 유지되고 있다"며 "매크로와 금융환경 역시 코스피에 우호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과민한 위축 보다는 이후의 상승흐름을 대비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조언했다. 차익실현 이후의 유동성이 보다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닌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IT 외에 소재, 통신, 금융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래도 코스피의 단기조정이 두렵다면 IT업종 매수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고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고려할만 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상승추세는 유효하지만, 8월에는 원ㆍ달러 환율 변화로 인해 실적 신뢰도 약화와 외국인 매도 가능성이 높은 만큼 IT업종 매수를 자제하고, J노믹스 수혜 기대감이 있는 음식료, 담배, 미디어, 유통, 의류 등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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