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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 검찰개혁 주문하는 문 대통령 앞에서 한시 인용하며 완곡한 ‘거부의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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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 검찰개혁 주문하는 문 대통령 앞에서 한시 인용하며 완곡한 ‘거부의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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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설 기자]“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직후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읊은 한시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예전 선배가 가르쳐준 시인데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났다”면서 이 시를 인용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총장의 임명 소감을 대신한 이 한시는 대만의 저명 학자 난화이진(南懷瑾?∼2012)이 중국 농민들 사이에 불리던 옛 농요를 가다듬어 자신의 저작 ‘논어별재(論語別裁)’에 실은 시다.

이 시는 김진태 전 총장이 2014년 3월 대검찰청 간부회의에서 읊어 검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총장이 말한 ‘예전 선배’는 한시에 조예가 깊은 김 전 총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총장은 이 시를 읊은 후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지만 농사에는 비가 와야 하고 게다가 뽕잎 따는 아가씨는 구름이 껴야 얼굴이 타지 않는다”며 “하나의 하늘을 두고 이렇듯 요구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각자 자기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과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다. 그게 사람이고 인생이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을 두고 정치권 등에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요구를 해 어려움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총장이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이 시를 읊은 것도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와 이해 당사자인 검찰의 생각이 달라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국민들의 검찰개혁 요구를 완곡하게 거부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문 총장이 이 시를 읊은 직후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히 확보해야한다”면서 “정치적 줄대기를 통해 혜택을 누려온 일부 검찰 모습을 통렬히 반성하고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묵묵히 업무에 임해온 검사도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질 것이다. 이것이 총장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로서의 답변을 보았는데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서도 “조정자체는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가지고 제3의 논의기구 조성 등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문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잘못됐다면 검찰에서 보완하거나 새로운 것을 찾아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공직자비리수사처와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은 “이것이 검찰 자체만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이고 그중에 검찰도 포함이 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 신설에 대해서도 “더 효율적인 제도를 찾아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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